서사의 숲에서 한국영화를 바라보다
박유희 지음 / 다빈치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학생들에게 영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볼 만하다' '별로이다' 등의 말 외에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물론 학생들에게는 여러 수사를 동원하여 그럴 듯하게 포장해 말하지만 나를 설득하지 못하는 말이 그들에게 와닿을 리가 있겠는가.그럴 때마다 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눈과 영화를 설명할 수 있는 입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요즘처럼 영상매체에 대한 학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있어서는 더욱더.

한국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정도 돈에 저 정도 만들었으면 애 썼네.' '참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너무 뻔하잖아.' 등의 말 외에 내가 한국 영화를 평하는 데 동원되는 표현이 뭐가 있었던가? 평론가들의 말은 그들의 말일 뿐, 내게 필요한 건 그들의 감상이 아니었다. 현란한 감상의 변은 말들의 잔치였고 지식의 경연장이었지만,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일 뿐이었다. 이렇게 바쁜 시대에 내가 그들의 감상을 왜 읽어주고 있어야 하지? 은근히 반감도 들었다. 물론 그 밑바닥엔 그러한 감상 하나 걷어올리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자리잡고 있었을 터이지만. 그러다 영화를 설명하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야기책을 만났다. 감상을 주절거리고 지식을 뽐내는 이야기가 없다는 게 맘에 들었다. 정말 영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었다. 영화를 보는 눈과 영화를 설명할 수 있는 입을 얻을 수 있을 듯.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지만 아직 책은 받아보지 못했다. 서점에 들렀다가 내가 주문한 책이 눈에 띄기에 선 채로 3분의1쯤 읽었다. 훑어보듯 읽은 것이지만, 선 채로 100쪽을 읽었다는 것은 재미도 있었다는 말이겠지? 책이 도착하면 배 깔고 읽어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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