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세트] [BL] B씨의 반복되는 하루 (총3권/완결)
아스티르 지음 / B&M / 2018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발 나 좀 살려 주세요. 제발 나 좀.... 나좀.
....나는 반드시 당신을 도와줄 테니까.
다시 3월 10일이 반복된다.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파트 한켠에 혼자 히키코모리로 살아가는 B씨. 3월 10일, 그날은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날이었다. 다음 날이 되고, 또 그 다음 날이 되어도 3월 10일이 계속 반복된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세 번째 반복되는 3월 10일에 B씨는 옆집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신경이 쓰여 확인하게 된다. 이웃집 아이가 살해당하는 걸 목격한 B씨는 자기도 모르게 화분을 던지고 아이를 구하려다 검은 남자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3월 10일. B씨는 무서워하면서도 아이를 위해 검은 남자에게 맞서게 된다.
<B씨의 반복되는 하루>는 스릴러로 유명한 소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선호하는 저에게는 오히려 손이 잘 가지 않는 소설이었습니다. 언젠가 읽어야지. 마음의 준비가 될 때 읽어야지. 하면서 아주 오래 읽지 않았었죠. 그리고 마음이 내켜 손을 대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빠져서 읽었습니다. 손에서 놓지 못하는 흥미진진함. 역시 유명한 소설은 이유가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이든 영화든 무언가 반전이 있다거나 심각할 것 같은 내용을 마주 할 때는 언제나 모든 내용을 알아야 속이 편한 성미라 이 소설을 읽을 때도 대충의 스포일러가 담긴 리뷰는 전부 읽었습니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니 후회했어요. 스포일러를 읽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좀 더 소설에 빠져들어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자체는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B씨는 사건에 휘말려버리고 맙니다. 그래요, 처음에는 휘말린 거죠. 사건의 주체는 검은 남자였고 무참하게 희생되어지는 피해자는 아직 어린 다윤이였습니다. 지난 이틀 날이 그랬듯이 B씨는 반복되어지는 세계에서 오롯이 정물로 있었어도 상관없었습니다. 세계와 단절한 채로 살아있지만 그에게 삶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B씨는 밖으로 나가죠. 나가서, 다윤이를 만납니다. 그리고 벽창호씨와도 만나죠. 그와 B씨는 서로 몰랐지만 오래전 B씨가 B씨가 되기 전에 만났던 인연입니다. 과거의 그 날, 아직 어리고 순진했던 백목련이 손을 내밀어 그를 살렸습니다. 그리고 현재에서는 상처받고 내몰린 그를 벽창호가 손을 내밀어 도우려하죠. 그리하여 B씨는 자신의 말을 믿어주고 도와주려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자신을 좁은 집 안에만 가두어 왔던 B씨는 그들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더 진심으로, 절박하게 모두를 구하려합니다. 마침내 B씨, 아니 백목련은 모두와 함께 3월 11일에 다다를 수 있게 됩니다.
일반소설로 나왔어도 괜찮았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저는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의 장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B씨의 불운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을 찾길, 그리하여 오래전 목련과 창호가 함께 해주었으면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