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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쓰는 맹자 ㅣ 하루 10분, 고전을 만나다 6
한치선(타타오) 지음 / 알비 / 2024년 9월
평점 :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라는 화두가 온 마음을 채울 때, <오십에 쓰는 맹자>를 만났다.
맹자는 사서삼경 중 하나로 공자의 논어와 함께 대표적인 고전이다. 주옥과 같은 명언이 넘치는데, 귀에 익은 단어나 문장도 많이 있어서 쓰다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의 경우는 ‘인’, ‘의’, ‘예’, ‘지’, ‘신’을 강조하셨던 은사님을 만나 초등학교 생활을 했는데, 그 시절 선생님이 강조하시던 교실 안에서 벗을 대하는 덕목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바르고 선한 마음을 잘 갈고 닦길 바라셨던 스승의 큰 뜻이었겠지.
'맹자'는 맹자와 그의 제자들 어록을 모은 것이 주된 내용이고 대부분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전문은 무려 35,000자가 넘기에 사서 중 가장 방대한 양이라고 한다.
모두 중요한 내용이겠지만, 삶이 바쁜 현대인이 전문을 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오십에 쓴느 맹자>는 그 중 핵심만 엄선하여 엮었다.
<오십에 쓰는 맹자>의 큰 장점은 맹자의 명문장을 실제로 써볼 수 있는 필사책이란 점이다. 그 뜻을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문장을 온전히 기억하지 않으면서 뜻을 새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독서의 완성은 쓰기라고 하지 않던가. 직접 한자로 된 원문을 써보며 한 자 한 자 마음에 오로 새길 수 있고, 한자를 틀리지 않고 쓰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면 심신이 차분해지는 치유 효과도 있다. 필사의 매력에 빠지는 동안은 선비의 사랑채에 와 있는 기분도 든다.
30여년 경력 서예의 대가 타타오 선생님이 쓰신 <오십에 쓰는 맹자>는 하루 10분 분량으로 일상 속에서 가볍게 쓰면서도 가뿐한 마음으로 힐링할 수 있는 최고의 교본이다. 한자와 서예체에 약한 현대인들이 쉽게 따라 쓸 수 있도록 연한 글씨 위에 쓰기 연습을 하도록 해놓은 구성과 점선으로 글자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 덕분에 인쇄체 한자가 아닌, 해서체 체본을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오십에 쓰는~’ 시리즈로 나왔지만, 사서삼경 모두 어느 나이 때에 쓰고 익히든 마음의 양식을 제대로 쌓을 수 있다.
나이 듦에 따라 더 복잡해지는 세상사와 인간관계, 그 안에서 중심을 잘 잡고 나의 처세를 신중하게 선택해야하는 괴로움이 커질 때, 채손독(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을 통해 리얼북스로부터 도서지원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한 해의 근간을 세우는 한겨울 밤에 매일 두 페이지씩 필사를 하였더니 점점 근본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자신을 만났다. 세상에는 수려한 문장들로 가득한 귀서들이 많지만, <맹자>처럼 근본 자체에 충실한 문장은 많지 않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인 만큼 인의(仁義)를 강조한 주제가 많다. 제자들과 나눈 이야기 속에서 그 중요성을 자연히 마음에 새길 수 있고, 왕과의 대화에서는 촌철살인의 독설도 자주 나오는데 시원한 통쾌함을 안겨준다.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는 우리 사회에 많은 깨우침을 줄 것이다. 더 많은 현대인들이 일상 속에서 문장을 자주 접하고 쓰며 흔들리는 본심을 바로 세울 수 있으면 좋겠다.
온갖 수식어와 복잡한 해설보다, 원문 그대로가 주는 울림과 해석도 원문 자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짚고 있어, 스스로 풀어보며 내재화할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작가 개인의 해석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다. 깊은 뜻은 필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풀어나가게 된다. 하루 십분 정도만 투자해도 힐링과 통찰력이 커지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위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