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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쓰는 논어 ㅣ 하루 10분, 고전을 만나다 3
한치선(타타오) 지음 / 알비 / 2024년 5월
평점 :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가 온 마음을 채울 때, <오십에 쓰는 논어>를 만났다.
동양철학을 논할 때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는 빼놓을 수 없는 유교사상의 근간이기에 <논어>를 다루는 도서는 출판 시장에 셀 수 없이 많다.
주로 현대적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를 논하고 어려운 고대 한문을 해석하기 힘든 현대인을 위한 해설을 달고 있는 책들이다.
즉, ‘몇 살에 읽어야 하는’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오십에 쓰는 논어>가 다른 <논어> 도서와 다른점은 논어의 명문장을 실제로 써보는 필사책이란 점이다. 그 뜻을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문장을 온전히 기억하지 않으면서 뜻을 새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독서의완성은 쓰기라고 하지 않던가. 직접 한자로 된 원문을 써보며 한 자 한 자 마음에 오로 새길 수 있고, 한자를 틀리지 않고 쓰려고 온 신경을 집중하다보면 심신이 차분해지는 치유 효과도 있다. 필사의 매력에 빠지는 동안은 선비의 사랑채에 와 있는 기분도 든다.
30여년 경력 서예의 대가 타타오 선생님이 쓰신 <오십에 쓰는 논어>는 하루 10분 분량으로 일상 속에서 가볍게 쓰면서도 가뿐한 마음으로 힐링할 수 있는 최고의 교본이다. 한자와 서예체에 약한 현대인들이 쉽게 따라 쓸 수 있도록 연한 글씨 위에 쓰기 연습을 하도록 해놓은 구성과 점선으로 글자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 덕분에 인쇄체 한자가 아닌, 해서체 체본을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오십에 쓰는~’ 시리즈로 나왔지만, 사서삼경 모두 어느 나이 때에 쓰고 익히든 마음의 양식을 제대로 쌓을 수 있다.
나이 듦에 따라 더 복잡해지는 세상사와 인간관계, 그 안에서 중심을 잘 잡고 나의 처세를 신중하게 선택해야하는 괴로움이 커질 때, 채손독(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을 통해 리얼북스로부터 도서지원을 받는 행운을 얻었다. 한 해의 근간을 세우는 한겨울 밤에 매일 두 페이지씩 필사를 하였더니 점점 근본에 충실하려 노력하는 자신을 만났다. 세상에는 수려한 문장들로 가득한 귀서들이 많지만, <논어>처럼 근본 자체에 충실한 문장은 많지 않다. 오상의 근본인 인(仁) 사상을 중심으로 한 공자의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온갖 수식어와 복잡한 해설보다, 원문 그대로가 주는 울림과 해석도 원문 자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도로만 짚고 있어, 스스로 풀어보며 내재화할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작가 개인의 해석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다. 깊은 뜻은 필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풀어나가게 된다. 하루 십분 정도만 투자해도 힐링과 통찰력이 커지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위 도서는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