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북한에 대한 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어린 시절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며 엄청난 숫자의 남북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며 회환의 고통과 피눈물을 쏟아내는 장면을 목도할 때면 두 손 모아 통일을 기도하기도 하고 북한 어린이들의 어려운 사정을 들으면 한민족이란 맘으로 민간구호단체에 물품을 기부하기도 했던 유년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느끼는 북한은 우리 정부의 햇빛 정책을 비롯해 무수한 남한 국민들의 정성과 성의와 우리와 했던 평화약속들을 무시하고 걸핏하면 핵공격 위협을 하겠단 협박을 서슴치 않고 실제로 우리 군인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하는 뒤통수 천재들이란 인상이 나에게 강한 것이 사실이었다. 저들은 그동안 우리가 많이 도와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감사는 커녕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인지, 도리어 우리를 무시하는 행동들이 참 이해가 안 되는 집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씨 부자가 3대 째 세습되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라고도 할 수 없는 괴상한 체제 독재 속에서도 김정은을 찬양하는 북한주민들 역시 사이비 신도같단 생각이 들어서 정말 한민족이라는 사실은 그들을 이해하기는 너무나 부족한 팩트였다. 그래서 서로 어떤 인류학적 문화차이와 역사의 차이가 이 지경을 만들었을 지 궁금했다. 문화인류학자가 쓴 북한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보니 평소 궁금했던 점들이 해소되었다. 우리의 지원을 받는 협상 테이블에서조차 뻔뻔한 태도를 고수하는 그들의 방식이 어떠한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저자가 오랫동안 실무관으로서 접한 내용들을 기술하고 있어 단순한 이론이 아니기에 더 와닿고 저자의 노력과 애정이 엿보였다. 같은 한반도에 살고 있지만 너무 다른 정체성을 가진 한민족이자 이웃이기에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