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화랑세기속에 묻혀 있던 한 인물인 미실을 통해서 성은 중세의 윤리와는 현저히 다르며 지금 우리 시대와도 또 다르다는걸 느꼈다. 미실은 우리 역사의 일부이면서도 우리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 냈고, 그럼으로써 그 자체가 우리의 통념에 대한 한 편의 음화가 된다. 아마도 그 때문에 조금은 분편한 감정이 공존했던것 같다. 

 세상의 모든 걸 맛보렴. 만져 보고, 맞아 보렴. 머뭇대지 말고, 아가, 깨물어 터뜨리길 두려워하지 말고.

  책은 마음을 충만하게 하지요. 음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요. 기도는 마음을 정화시키고 사색은 마음을 고양시키지요.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마음을 빈틈없이 가득 채워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음은 얼마쯤 비어 있어야 할 것예요. 절반쯤 채운 항아리 속의 물이 흔들이듯, 새로이 부은 물이 넘쳐흐르지 않고 섞이도록 절반은 비운 채 두어야 할 거예요

새로운 사랑 앞에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묵은 마음을 끄집어내어 들어다보았다. 세월이 흘러 열기는 식었을지언정 그 빛은 여전히 영롱하였다.

 그를 알고 싶다. 그의 생각과 꿈, 포부와 이상을 모두 알고 싶다. 혼자 있을 때는 어떤 표정을 짓는지, 노래를 부를 때의 목소리는 가는지 혹은 굵은지, 말을 다룰 때는 거친지 다정한지, 어떤 꽃을 좋아 하는지, 춤을 출 때에는 손과 발이 어떤 모양으로 움직이는지 속속들이 꿰뚫어 알고 싶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날을, 지금의 그를 이루고 꾸미는 기억과 추억 전부를 알고 싶다. 지금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그라는 사람 전부를 화첩처럼 펼쳐 들여다보고 싶다.

  좋은 일에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지만 나쁜 일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하더이다. 그리하여 나쁜 일이 나쁘기만 하지는 않구려. 당신이 나에게 얼마나 중한 사람인지 이제 알았으니, 당신이 나에게 바친 정절을 고맙게 받아들이오리다..

  어쩌면 부질없는 집착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린아이 같은 억지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허영, 어저면 오기, 어쩌면 덧없는 발버둥이었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