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 변종모의 먼 길 일 년
변종모 지음 / 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새로운 여행법을 선사해준 작은 선물같은 여행서

 
  차 안에 감금시킨 육신을 방치한 채 마음을 강물 위로 풀어 놓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리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리라, 내 검은 심정을 오로지 까만 밤 까만 강물 위에 까맣게 풀어놓으며 암흑같이 처절하게 울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별이란 그토록 아득한 밤에나 풀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새벽이 하늘을 열면 서둘러 돌아온 자리로 다시 무겁게 페달을 밟으며 되돌아가면 그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아픈 마음은 나약하고 창피한 결과물이라 생각했을 터였다. 까만 밤에 그렇게 쓰러졌다가 날 밝으면 툭툭 털고 일어나 기억에 담아두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감정도 생활도 이별도 상처도 쉽게 가지려 하고 빨리 이루려 하고 빨리 회복하려 했다. 마치 느린 것은 쓸모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속도보다 느린 속도에 더 불한한 속도감을 느끼며 살았다. 세월이 빠른 것이 아니라 생각이 빠르고 행동이 빨라서 마음이 따라갈 수 없는 것임을 나는 잊고 살았는지 모른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것은 손가락이 아니다. 상상 속에서 이미 본 것 같은 익숙한 그림들을 나는 본능처럼 스캐닝하며 눌러댄다.

  앞서지도 않고 뒤처지지도 않으며 드러내지도 않고 감추지도 않는, 결국엔 혼자이지만 절대로 혼자여서는 안 되는 것.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결국은 스스로가 존중되는 것.

 따지고 보면 세상에 미치지 않고 돌지 않고 살 수 있는 날이 며칠이나 되던지. 제 기준을 벗어나면 미친놈이 되는 세상이고 그 기준 또한 미치지 않고서야 당해낼 수 없는 것들이라 우리는 매일 서로를 미치게 하고 스스로 미쳐야 살 수 있다. 당신은 미치지 않았는데 나만 미쳐 날뛰다보면 어느 순간 이별이고 어느 순간 혼자다.

 당신은 왜 나에게 미치지 못하고 나만 당신에게 미쳤던가. 그래, 무엇에든 미쳐야 산다. 일에 미쳐서 살고 사랑에 미쳐서 살고 외로움에 미쳐서 살고, 그 무엇도 아닌 것에 미쳐서도 산다.

 이제 이 미친 곳에서 제대로 미치고 싶다. 제대로 미쳐 산다면 당신과는 상관없이, 결과와는 상관없이 최소한 후회는 없으리라.

  그의 글은 기교가 있다기 보다는 진심을 우러나오는 표현이다. 그의 생각과 추억이 꼭 내 마음을 표현하는 듯 하여 나도 모르게 빨려드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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