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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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각본

출판사 <창비>의 서평단 이벤트를 통해 이 책의 1~3장을 먼저 받아보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기에 신작 역시 기대하며 서평단 모집을 신청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리뷰: https://brunch.co.kr/@freehj21/67)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각본’처럼 ‘인위적으로 쓰여진’ 가족제도에 대해 서술(혹은 고발)한다.


 가부장제 속에 뿌리 깊게 각인된 ‘여성’과 ‘남성’의 차별적 위치와 ‘결혼’과 ‘출산’이 한 세트처럼 묶인다. '이성부부'만이 결혼할 수 있고, 출산 또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와 주변이 개입하는 이미 쓰여진 각본. 가족의 모습은 개인이 만들어 가는 현재와 미래가 아니다. 과거 전통이란 명목하에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다. 이 점을 <가족각본>은 역사적 사실과 적절한 비유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첵을 읽으며 나의 개인적 이야기가 중첩되어 그려졌다.

첫 번째 이야기는 몇 년 전 친구와 대화 중에 동성애 커플에 관한 언급이었다.

친구의 요지는 ‘동성애는 에이즈에 걸리는 병이고, 그들이 키우는 아이는 불쌍하다는 것. 그리고 결혼을 합법화하면 안 된다는 것’

듣는 내내 말문이 막혔다. 무슨 권리로 타인의 결혼을 ‘불, 허’할 수 있다는 것일까?

(대화의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 https://brunch.co.kr/@freehj21/59)


그릇된 오해와 무지는 편견과 혐오를 낳는다.

이 책은 그런 오해와 무지에 객관적 사실과 자료를 인용하며 반기를 든다.


 또 다른 이야기는 나의 결혼에 관한 것

혼수로 너무나 당연하게 천만원을 요구하고(우리 집에는 아무것도 줄 의향이 없으면서), 결혼  얼마 후 교통사고로 퇴원한 다음 날 아이를 갖기 위해 한약을 먹으라고 종용하던 시어머니한테 ‘그것은 저희가 결정할게요.’라고 답을 했다. 일주일 후 전화를 하자마자 ‘너는 싸가지가 없고, 어른 없이 커서(나는 아빠가 없다.)말대답을 하고..블라블라’ 욕을 들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책에 나오는 ‘업무분장과 같은 며느리에게 요구되는 차별적 역할’은 지금 2023년, 지금에도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결혼 전 이 책을 읽었더라면 결혼을 하더라도 ‘무방비’로 당하는 일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때로 내가 부당하다고 겪는 일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여 언어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혼자 속앓이 만 끙끙 하거나 '남들은 다 괜찮은 것 같은데 내가 이상한가?'라는 자기검열을 할 수도 있다. 

<가족각본>은 그 부당함을 '나대신' 조목조목 따져주며 논리적 무기 하나를 건네준다. 


3부밖에 읽지 않았지만 많은 페이지와 내용에 밑줄을 그었고, 통째로 내 머릿속에 집어넣어 부당한 순간, 자동머신처럼 툭 튀어나오게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무작정 ‘남자 며느리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꼭 읽길 바란다.(물론 그들은 읽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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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 처음 만나는 금융 동화 존리의 금융 모험생 클럽 1
존 리.예영 지음, 정주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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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엄청 기대됩니다!! 정말 경제란.. 아무것도 모르게 30년을 살았어요... 어릴때부터 경제관념!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태도를 가질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조카 사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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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카푸치노 한 잔을 살 때 우리는 카페의 위치와 그 카페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커피 원두를 구입하는 방법, 사용하는 우유를 공급하는 젖소등의 생활환경, 모든 원료를 가져오는 운반 체계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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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 팀으로 배우고 창업하는 혁신적 교육 모델,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 이야기
티모 레토넨 지음, 김강현 외 옮김 / 착한책가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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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분들에게 강추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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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ed: A Memoir (Paperback) - '배움의 발견' 원서/오바마 추천도서
Tara Westover / Random House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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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PICK
2018~2019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

이 책을 추천하는 문구가 눈길을 훅 끌어 당깁니다. 


온라인이였는지 오프라인 서점코너였는지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 이 책을 몇번 마주치며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특성상 '이 책은 읽어야해'라며 속삭이는것 같이 느껴졌고, 빌게이츠와 오바마가 추천한 책이라는 점도 책을 읽어볼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저자의 실화 이야기는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3일동안 틈틈이 나는 시간동안 책을 피고 이야기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모두 클라이막스 처럼 느껴지는 자전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저자는 16년간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 ACT를 치렀고 17세 대학에 합격하며 브리검 영대학교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석사, 동대학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습니다. 


이 단순한 두줄로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을 받지 못했던 저자가 배움을 통해 성공하는 스토리'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인상을 찌푸리게 되고 화가나기도 안타깝기도 이럴수도 있구나 등의 여러 생각과 감정이 번갈아 교차했습니다. 


책을 덮은 후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첫번째는 '저자의 아버지게 행하는 형태가 각기 모습은 다르겠지만 우리들 역시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겪을 수 있겠구나. 나의 고집과 아집, 잘못된 신념이거나 무지에서 오는 당당함이든, 그 자체가 폭력일 수 있겠구나.


저자는 16살의 나이에 그동안 인식해왔던 세계, 세상과 전혀 다른 모습, 아니 전혀 반대의 모습이라고 믿어왔던 그 세상을 정말로 '배우기 위해' 배웁니다. 긴 목마름과 배고픔에 허덕이던 저자는 급히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듯 배움을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위해 채워나갑니다. 

자신에게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가족의 모습이 정상이며, 자신 스스로에게 그런 상황이 정상이라 납득 시켜나갑니다. 자신의 삶이 아니었던 삶. 폭력이 폭력인지 몰랐던 삶. 

16년간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소녀는 자신의 내면과 싸워가며 조금씩 변해 갑니다. 

두번째로 '배움'에 대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억지로 떠먹여 지는 교육속에서는 나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만들어낼 수 없겠구나. 우리가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학교'와 배움의 기본이라고 여겨지는 '교과서' 속에서 스스로가 필요해서 만들어내는 배움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지요. 


저자가 배움자체에 목말라 하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나가며 세상을 깨우쳐 나가는 모습에서 너무나 쉽게 밑줄을 그어야 한다는 곳에 밑줄을 긋고 필기를 하며 시큰둥하게 책을 읽는 모습이 대비되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어느쪽일까요? 나는 어느쪽이었을까요? 


배워 나가며 가족이 아닌 자신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지만 저자는 자신이 어릴적 세뇌, 교육되어진 진리와의 혼돈을 겪습니다. 그 혼돈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표출됩니다. 


진리였던 세계가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그 진리를 부정하며 새롭게 만들어내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순식간에 작가의 이야기에 훅 빨려 들어가버립니다. 


교육자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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