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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 - 나를 보는 연습으로 번아웃을 극복한 간호사 이야기
장재희 지음 / 나무와열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로 코로나 확진자가 900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홍차 한 잔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강하게 정신을 깨울 때는 커피를 내리지만 평온을 위한 한 숨을 쉬고 호흡을 고르기 위해서는 차를 마시는 오랜 습관이 있기에 차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홍차 생활의 시작을 함께한 네이버 카페 오렌지페코에서 이벤트 당첨되어 받은 책 '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를 꺼내들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저는 번아웃을 경험했습니다. 그 땐 번아웃이라는 용어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사회 초년생의 징징거림이란 생각이 앞서던 시절이었지만 의미를 몰랐어도 저는 번아웃을 겪었습니다.
출근길은 늘 가슴 속이 먹먹하기 십상이었고, 직장 내에서도 사람들 상대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좋든 싫든 제 태도 하나하나가 관심사에 오르내리거나 뒷말거리로 소비되곤 할 거란 생각으로 답답했습니다.
그것을 상상하기도 싫었고 그러나 실제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상대했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항상 일어나는 일이었고 그러다보니 더더욱 출근이 싫어지기도 했었죠.
그러자 점점 마음이 텅비어갔습니다. 자꾸만 텅빈 마음을 채우려고 단 것과 술과 탄수화물을 달고 살았더니 몸도 살이 쪄서 결국 몸과 마음이 다 상했던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도 저처럼 사람들 상대하는, 오히려 더더 힘든 사람들을 상대하는 간호사로 일했기 때문에 사실 읽지 않고 책 소개만 보았어도 마음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번아웃을 지나오면서 스스로에게 감사했던 것은 어릴 때부터 유난히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요즘 보니까 마음이 우울해지기 쉬울 때는 운동을 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뇌과학 쪽에서 이야기 하더군요. 제가 살이 많이 쪘을 때도 전 운동을 많이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땀 흘리는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퇴근 후 모든 여가를 운동만으로 채울 수는 없었죠. 시간과 체력이 모자랐으니까요. 그런데 그 무렵 지인이 위타드의 미니틴 3개짜리 홍차를 저에게 선물했었고, 저는 그 홍차틴 3개로 번아웃 해소의 또 다른 지름길을 얻었습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차의 세계로 여정을 떠나며 번아웃인지도 몰랐던 번아웃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을 추가로 얻은 셈이었으니까요.
단 것과 술의 세계에서 운동과 차의 세계로 나오기까지 많은 날들이 답답함과 힘듦의 연속이었지만 '우리는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진정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자기가 자신에게 씌운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기 위해 여러가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요가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티룸을 찾아 '다즐링 홍차' 한잔을 마시며 차의 매력에 빠졌다고 합니다.
전문적인 티 클래스를 찾아가서 '오묘한 붉은 빛이 도는 홍차'를 알아가고 티타임을 하며 차의 향기에 빠져서 잔잔하게 휴식하는 시간을 통해 번아웃된 자신과 아버지의 상실을 스스로 위로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지금 힘든 많은 독자들 또한 간접경험으로 번아웃을 해소하는 자신만의 샛길을 찾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휴식하고 싶을 때 차를 마십니다. 붉은 빛이 아름다운 아쌈도 은은한 볏짚색이 감도는 다즐링도 우아한 백차도 깊은 보이차도 좋아합니다.
저는 지금은 비록 휴원해서 집에서 하고 있지만 몇 년간 발레를 해왔습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춰 몸의 쓰임에 집중하는 시간이 소중합니다.
그리고 저는 티타임에 고전을 읽고 만화를 읽고 에세이를 읽으며 제 걸림돌을 뛰어넘을 힘들을 비축합니다.
'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자신의 힘을 믿는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후기글을 작성하기로 한 이벤트에 당첨되서 나무와 열매로부터 무료 제품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지정된 문구를 삽입하거나 하는 조건은 없었기 때문에 자유로운 후기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