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가지 1 - 을유세계사상고전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 박규태 역주 / 을유문화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은 제가 블로그에서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온 글입니다.

블로그에는 참으로 편하게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하 반말이 됨을 양해 바랍니다. ^^


  내가 요즘 한참 불타오르고 있는 비교신화학의 신화적인 책, 프레이저의 황

금가지. 예전 부터 읽고 싶기는 했지만 어째서인지 읽을 기회가 없다가 마침내

조셉 캠벨의 비교신화학 책들을 대차게 지를 때 같이 질러버렸다.

 

  다만 조셉 캠벨의 책이 너무 많이 밀린 고로 작년에 샀던 책을 이제야 간신히

읽을 수 있었다. 그것도 1권만 간신히.

 

  일단 황금가지에는 몇가지 판본이 있는데 하나는 13권짜리 원본. 근데 이건

우리나라에 번역서로 나오지 않았으니 패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훗날 프레이

저 자신이 직접 축약한 맥밀러 판과 프레이저의 연구자가 축약한 옥스퍼드 판.

그리고 도설판 인가가 하나 있다는데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일단 다들 나름 장단점이 있는데 일단 맥밀러 판은 무엇보다도 프레이저 본

인이 직접 축약했다는 점이다. 즉 원작자의 의도가 가장 잘 살아남아 있는 축

약본이다.

 

  그렇지만 이건 황금가지 원전을 내고 기독교들에게 하도 얻어맞은 프레이저

가 여러모로 자신의 주장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옥스퍼

드판에는 그러한 주장이 그대로 살아있다. 라고 한다.

 

  도설판은 무시.

 

  여하튼 그렇게 고민하던 중 그냥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두권짜리 맥밀러판 황

금가지를 사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두껍다. 무겁다!

 

  책이라 함은 우선 무엇보다도 가독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식

으로 물리적으로 가독성을 떨어트려버릴 줄이야. 나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만행이

다. 아니 물론 황금가지가 내가 가진 책들 중 가장 두껍고, 가장 무거운 책은 아니다.

아마도 세계 복식문화사나 나니아 연대기 양장판이 가장 무거운 책이 아닐까? 생각

되는데 그건 안읽었단 말이야!

 

  여하튼 읽고 보는데 손목 빠지는 줄 알았다. ㅡ,.ㅡ;;;

 

  일단 이렇게나 가독성이 떨어지는데, 내용은 뭐. 그냥 그작저작이랄까?

 

  일단 황금가지의 단점으로는 모든 비슷비슷한 것들을 한데 뭉뚱그려서 일반화시

키는 것을 꼽고 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애초에 비교 신화학이란 이런저

런 신화를 비교해서 공통분모를 뽑아 일반화하는 것 아니던가.

 

  그런 점에서 이 신화의 이런이런 점이 저 신화의 저런저런 점과 같다. 그것은 인간

의 심리 중 이런저런 부분에서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라는게 비교신화학이지, 이런이

런 점이랑 저런저런 점은 비슷하지만 사실을 달라서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ㅋ 이러

면 무슨 비교신화학이냐구.

 

  애초에 그러다보니 그런 일반화에 대해서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 억지로 보이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눈쌀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

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레이저의 책에 등장하는 미신, 미개인, 원시인...뭐 그거야 당시 시대상을

생각하면 꼭 프레이저만 비난할 수 있을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프레이저는 그런 용

어를 쓰면서도, 그들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들을 하고 있다.

 

  즉 주술은 비록 오류이지만 현 인류의 지성은 바로 그런 오류들이 쌓아올려진 끝에

구축된 것이라거나 하는 등등의 것들은 오히려 그가 당시 시대보다 훨씬 깨어있는

지성이었음을 알려주는 증거가 아닐까?

 

  그리고 미신, 미개인, 원시인 등등의 단어는 당시 프레이저가 생각하기에 이들을 표

현하기에 가장 적확한 단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면, 그 또한 이해될 수 있는 영역이

라 생각한다.

 

  이래저래 프레이저에 대한 변호를 해둔 것 같은데(책을 까대기 좋아하는 내 성격을

생각하자면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책 자체의 재미는...그럭저럭이다. 유익했냐 하면...

글쎄. 물론 비교신화학의 신화적인 책이고 그 선구자격인 책임은 인정하지만, 이 책 읽

을 시간에 차라리 조셉 캠벨을 한 번 더 읽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뭐 그래도 이왕 1권을 다 읽은 이상 2권도 읽어내려갈 생각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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