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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제주 여행- 교통카드 한 장으로 제주 구석구석 즐기는 법
안혜연 글 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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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0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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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우아함에 대하여- 섬세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관한 오랜 이야깃거리
제시카 커윈 젱킨스 지음, 임경아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12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2012년 04월 23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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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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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의 밀땅이 뭔지 아는 호러소설.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줄거리만 읽는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공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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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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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은 다층적으로 다층적이다. 영어의 명사 ‘keep’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아성. 둘째, 감옥. 어떤 상태를 유지하게 둔다는 동사 ‘keep’에서부터 사람을 ‘킵’한다는 생각에서 두 가지 의미의 명사가 파생되었을 것이다. 첫째는 자의로, 둘째는 타의로. 그러나 적군을 피하기 위해 아성에 들어가거나 죄를 지어 감옥에 갇힌다면 어쨌거나 모두 외부와 닿을 수 없는 소통 불가의 상태가 된다. 여기서 제니퍼 이건은 또하나의 층위를 건설한다. 외부와의 연락 두절이 자연스럽게 내면으로의 침잠, 나를 관찰하는 성찰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친밀하지 않다 하더라도 언제나 수많은 타인들 속에 존재하고자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으려 하는 대니, 하다못해 별을 보면서 자신이 세상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대니는 그래서 이 책의 첫번째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단절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내면으로 돌아가는 일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대니가 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대니를 첫번째 주인공이라고 한 것은 두번째, 세번째 주인공이 있기 때문이다. 대니 이야기의 화자는 꽤나 시니컬하다. 대니라는 인물과 그의 심정 묘사에서 시작하여 꽤 긴 괄호 안의 영역을 차지하면서 점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4장에 이르면 자신의 존재를 전면에 드러내고 스스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아성에 갇힌 대니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수감자, 레이. 그러나 이렇게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면서 대니 이야기는 박진감을 상실한다. 독자는 대니 이야기가 레이의 머릿속에서 나온 허구라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니퍼 이건은 이 이중 구성을 포괄하는 또하나의 층위를 만들어 대니 이야기와 레이 이야기를 엮어내고 둘 모두에 ‘실제로 있을 법하다’는 현실감을 부여한다. 세번째 주인공 홀리가 등장하여 대니 이야기 속의 믹과 레이, 어쩌면 대니까지도 하나의 인물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전체 이야기의 화자, 또는 저자는 홀리가 된다.

 

극단적으로 실험적인 형식의 소설은 문단 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지 모르나 독자로서는 ‘그래서 어쩌라고?’가 반응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니퍼 이건은 마치 마뜨로슈까와 같은 다층적 구조를 통해 형식적 실험을 시도할 뿐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자기 내부의 마뜨로슈까를 분해하여 뜨거운 내핵에 다다르고, 이로써 자기 자신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어째서? 하위의 부인 앤이 호텔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말한 수영장에 몸을 담그자마자 기나긴 우울증의 올가미에서 빠져나오는 여인처럼, 그리고 (결국 같은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특이한 호텔을 찾아가 수영장에 들어가면서 우울증과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활력을 되찾는 홀리처럼, 내면으로 침잠하여 자기와 소통하는 것이 과거의 상처와 그로 인한 아픔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라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텍스트를 제멋대로 해석할 권리를 가진 한 사람의 독자로서, 나는 홀리가 1부부터 3부까지 이 이야기 전체의 지은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원고를 보내 이야기를 완성해달라고 한 레이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홀리 자신의 과거로부터 해방되었을 것이다.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고 자신이 만들어낸 죄책감의 족쇄에서, 표면적으로는 감옥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킨 레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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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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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가면 꼭 듣는 말이 있다. '어쩐지...'

고인이 갑자기 자식들을 불러 평소에 안 하던 이야기를 하셨다거나, 안 하던 일을 하셨다거나. 내내 잊고 있던 사람이 문득 생각났는데 몇 시간 뒤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당시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음에도, 이런 말을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뱉게 되는 말이다. '어쩐지...'

 

<우먼 인 블랙>을 단순히 원한 맺힌 혼령의 복수극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주인공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 글 전체는 결국 '어쩐지...'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나는 왜 그 마을에 가서, 나는 왜 그 집에 가서, 나는 왜 그 편지를 읽어서-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부고를 듣고 '어쩐지'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애도 행위다. 고인의 인생을 반추하고, 내 인생과 고인을 연관시키려는, 따뜻한 애도다. 그날 외삼촌이 사고를 당하셨을 그 시간에 어째서 문득 외삼촌 생각이 났을까. 문득 생각이 났을 때 전화라도 한 통 드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님 이미 돌아가신 분이 내게 한번 찾아오신 것이었을까.

 

잃어버린 가족을 애도하는 주인공의 '어쩐지'라고 생각하니 <우먼 인 블랙>도 그저 무섭지만은 않다. 나는 왜 그 집에 머무르고 싶었을까, 생각하며 묘사하는 창연한 영국 시골마을과 대저택의 풍광은 아름답고. 나는 왜 그 방을 맴돌았을까, 생각하며 회상하는 어머니와 유모에 대한 어릴 적 기억은 포근하고 따뜻하다.

 

이런 독후감은 공포소설에 대한 모독일까. 아니지, 세상에 무섭기만 한 유령 이야기가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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