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달나라에 사는 여인


1940년대 이탈리아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머니에게 청혼하는 남자들이 언젠가부터 계속해서 연락을 미루고 피하는 일이 생겼다.

증조할머니는 화가 잔뜩 나서 할머니를 때리고 또 때렸다.

할머니가 낯뜨거운 내용을 암시하는 정열적인 사랑의 시를 썼기 때문에 남자들이 발길을 끊은 거라며, 가족의 먹칠을 하고, 할머니를 초등학교에 보내 글쓰기를 가르친 것을 후회하며 저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양 있는 신사가 집에 초대되었고, 한 달 만에 결혼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결혼식 전까지 울면서 도망치고 싶어 했다.

할아버지에게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을 때, 돌아오는 말은 걱정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실제로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든,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살림을 시작하든, 갑자기 뛰쳐나가 버리든 화를 내거나 나무라지 않았다.



달나라에 사는 여인의 원제는 ‘MAL DI PIETRE’ 즉 신장 결석이다.

할머니는 신장 결석 탓에 뒤돌아서면 아파하고, 괜찮다가도 죽을 듯이 아파했다.

그리고 임신하는 족족 유산되는 질병이기도 했다.

신장 결석이 악화되어 온천 치료를 하러 홀로 호텔에 도착했을 때에는 차라리 아파하며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집으로 돌아갈까 하고 망설이던 찰나 1950년 가을에 재향군인을 만났다.



P30) 어느 날 저녁 식당에서 재향군인이 할머니가 앉은 테이블 앞을 지나갔다. 그가 어디에 앉을지 몰라 망설이는 듯하자 할머니는 코트와 가방을 치우고 옆자리를 비워 주었다. 남자가 자리에 앉았고, 두 사람은 미소 지으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글로 읽었는데도 눈앞에서 본 듯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사랑을 무척이나 갈망하는 분이었고, 사랑 앞에서는 부끄럼이 없는 분이었다.



P49) “당신이 스쳐 가는 인생에 가느다란 신호를 남겼다면, 당신이 스쳐 가는 인생에 가느다란 신호를 남겼다면, 당신이 스쳐 가는 인생에 가느다란 신호를 남겼다면,”



밀레나 아구스의 책을 읽고, 2016년에 개봉된 달나라에 사는 여인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이탈리아의 역사가 생동감 있게 잘 표현되었을까?

과격하다면 과격한 성격의 소유자인 할머니가 별 것 아닌 일에도 웃고, 조용한 성격으로 바뀐 그 과정과 감정이 잘 드러나 있을까?



집착과 욕망 사이, 가슴 뛰는 판타지, 나에게 있어서는 달나라같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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