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되기 전에 그리기 100선 세트 - 전3권 - 그림으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 미리보기 그리기 100선
홍승화 지음 / 일상이상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준다? 자기가 주도한다? 다소 벅차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할 아이가 ‘학교 다녀와서 자신을 반갑게 맞아줄 할머니의 얼굴’을 얼마나 자세히 그릴 수 있을까? 연못에 자기가 좋아하는 물고기를 얼마나 다양한 종으로 채워 넣을 수 있을까? 또박또박 한글로 정확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까? 수를 계산해 낼 수 있을까? 날개를 단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그려 보자는데, 또 ‘영희의 일기를 읽고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보자는데 과연 아이들이 혼자 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들어갈 아이 뭐라도 시켜야한다는 강박에 선행학습시키겠다고 달려들면 절대 안될 일이다. 그저 아이와 그리기를 매개로 놀이를 하겠다는 편안한 마음이 준비되어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리라. 이 책은 그리기로 놀이를 해보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해야 할 책이다. 이런 류의 책들이 연령대별로 많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나 그럼에도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학교생활, 국어, 수학’이라는 주제설정과 아울러 ‘그리기’라는 놀이로 재구성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내용까지 포괄하고 있으나 그리기 하나로, 그것도 재미있는 놀이로 그 지난한 대한민국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 도전하기엔 다소 버거움이 있는 듯하다. 그저 부모와 아이가 유치원 다녀와서 노는 기분으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 놀이감 삼아 책을 만지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교육과정을 다 담다보니 학습(놀이)할 양이 많다. 한 자리에서 20분 이상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지루하지 않게 끝가지 다 갖고 놀게 만드는 데도 세심한 노하우가 필요할 듯하다.

 

  파란색과 검정의 투 톤이 주는 색감이나 손그림 티나는 디자인, 컴퓨터인쇄가 보편화 되기전의 투박한 프레스기로 찍어낸 듯한 인쇄상태는 다소 철지난 고서 같은 느낌을 준다. 모두 손으로 그린 듯한 그림은 세밀함이 떨어지는데, 이 점은 장점일지 단점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창의적인 취학전 아동의 눈엔 좋게 보일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대 명제를 강조한다. 그러므로 노는 것과 성공한다는 두 간극을 잇는 것이 이 책이라는 주장이다.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미리 구입하여 읽히게 되면 아이가 심한 거부감을 일으켜 입학전에 이미 교과에 흥미를 잃게 될까 우려한다. 유치원에서 노는 것처럼 ‘창의력과 자기주도형 학습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강조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가 필수, 재미있는 놀이 중 대표적인 것이 그리기이며 그래서 이 책이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그리기 놀이책’으로 아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탄생한 이유다.

 

  이 책의 집필의도는 상당히 공감이 가며 책의 필요성에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어른들이 생각한 것보다 아이들 입장에서의 재미는, 특히 혼자 해내야 할 재미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자발적 흥미유발엔 실패한 것 같다는 말이다. 이 책, 자기주도 학습형 책이라고 던져놓고 부담주지 말고, 부모님이 아이와 꼭 같이 앉아 적은 양씩을 소화하며 그저 ‘놀아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