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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조절하는 뇌 흔들리고 회복하는 뇌 - 조절 능력·정서 지능으로 키우는 ‘공부 뇌’ 발달 골든타임 육아
김붕년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3년 6월
평점 :

인기 TV프로그램인 <유퀴즈>에 출연했던 서울대 병원의 김붕년 교수님 책이 나왔네요.
<4~7세 조절하는 뇌 흔들리고 회복하는 뇌>라는 책입니다.
요즘은 여기저기 정보가 넘쳐나고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전문가 못지않은 육아정보를 갖게 되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발달 시기별 기준에 아이가 못 미치는 것 같은 경우
전문가를 찾는 일이 많습니다.
(만 나이 기준입니다.)
그런데 0~3세(0~36개월) 정도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의 마음으로 키우다가도
4~7세(37~72개월) 정도가 되면 학습을 시키려고 하고,
여러 매체나 광고에서 '이 시기에 이 정도 학습은 해야 한다'라고 하기 때문에
부모는 조급해지기 쉽고 또 불안해져서
아이를 데리고 전문가를 더욱 찾게 되는데요.
'가만히 있지 못해서' '놀기만 좋아해서' '도통 학습에 관심이 없어서'등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이 김붕년 교수님을 만나러 온다고 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문제로 온 아이들 상당수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드린다고 합니다. 기질과 성향이 크게 작용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산만한 행동 패턴만을 보고 어떤 질환 진단을 내리기 충분하지 않다고 해요.
만 5세가 되면 기본적인 검사가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ADHD 인지 기질의 문제인지는 학령기 이후가 되어야 좀 더 분명해진다고 해요. 그래서 학령기 이전에는 문제 진단보다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에 무게를 두고 안내한다는데요.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바로 이겁니다.
4~7세 아이를 돌볼 때, "일반적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말이에요.
아이가 심각한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혹시나 왠지 문제가 있는 건가 한 번씩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런 평범한 부모의 흔들리는 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잡으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18년에 태어난 아이들, 2021년 기준으로 약 24~36개월 된 아이들은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서 통계적으로 언어발달이 지연되었고, 2017년에 태어난 만 3~4세 아이들은 지능발달이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현격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통계적으로 분명한 수치의 차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마스크 생활과 현격히 줄어든 사회적 노출 및 활동량 때문입니다.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요. 그래도 아이들은 특히나 신경가소성, 다시 원래의 상태로 복귀하는 뇌의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신경가소성에 의한 '회복탄력성'이라는 힘을 믿어보자고 합니다. 신경가소성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지만 가장 활발한 시기가 만 7세까지입니다.
우리의 뇌는 발생학적으로 피부조직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부모와 나누는 스킨십이 아이의 뇌 발달에 영향을 주고,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해요. 뇌 발달 초기 시기인 48개월까지가 스킨십이 가장 중요한 나이이고, 그 이후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몸으로 놀아주는 게 중요하니 부모님의 체력을 키우라는 내용도 보이네요.
정서는 측두엽의 안쪽 부위에 있는 해마, 편도체 등에서 시작되는데 여기서 본능적인 감정이 만들어져요. 그리고 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식으로 감정이 표정, 행동으로 표현되는데요. 성인이 될수록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상대방과 주변의 반응, 상황 등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렇게 감정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부위가 바로 우리가 똑똑하다고 말하는 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입니다.
뇌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 안에 무수한 연결망(시냅스)가 생겨나야 하고 두 번째로 그 무수한 연결망에서 유효하고 자주 쓰는 것을 남겨놓고 잘라내는 가지치기가 일어납니다. 다양한 자극을 통해 여러 연결망을 활성화하고 적기에 맞는 자극을 집중적으로 주어 가지치기를 도우며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만 3세 무렵까지 가장 활발히 연결 회로 가 만들어지는데 평생 필요한 양의 두 배를 만든다고 해요. 그리고 4~7세에 시냅스 연결을 강화해 외부 자극에 반응해 환경에 적응해 나갑니다. 10대가 접어들면서 가지치기가 이뤄져요.
똑똑한 뇌인 '전두엽'과 연결된 시냅스가 잘 활성화되면, 지적 발달, 이성적인 생각, 감정 조절, 행동 조절이 잘 이뤄지는데요. 4~7세에 똑똑한 뇌를 위해 전두엽을 잘 발달시키려면 전두엽의 시냅스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마, 편도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감정 자극도 중요하고 대근육과 소근육을 골고루 쓰면서 두정엽의 운동/감각기관도 자극해야 합니다. 뇌는 한 부위만 발달시킬 수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면서 함께 발달하죠.
결국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4~7세에는 학습이 아니라, 본능적 감정, 운동/감각을 자극하는 "놀이"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해마, 편도체, 두정엽이 발달되어야 전두엽도 따라서 발달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
각 회로가 잘 연결되도록 생각과 행동, 감정의 길을 안내해 주는 것(가지치기하기 전에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어떤 길을 강화할 것인지 정리해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어요.
4~7세 아이들은 감정을 잘 표현하는 법에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해요.
감정을 알아차려 주고 읽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그래야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후에 어떤 반응을 하는 것이 맞는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되니까요.
'낯설다'라는 감정을 '새롭다'라는 감정으로 해석하게 만들지, '불안하다'라는 감정으로 해석하게 만들지 훈련하는 겁니다. '게임에 져서 슬프다'라는 감정이 들 때 '다음에는 더 잘하도록 연습할 거야'라는 의지로 해석할지, '슬프다'라는 감정에 매몰되게 둘지를 안내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4~7세는 아이 마음을 읽어 주며 긍정 회로를 강화할 때라는 겁니다.
다양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고, 그 감정을 읽어 주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뤄 조절할지를 알려주는 것이 미래에 내 아이가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긍정적 사고 습관을 길러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힘을 가진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요.
감정 읽기에는 동화책 읽기와 역할놀이 등의 놀이치료가 도움이 된다고 해요.
긍정적 사고 습관은 두 가지를 함께 기르는 것인데요. '이런 부분을 보완하면 다음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가능성의 마인드와, '계속해도 되지 않네. 내가 이 부분은 잘하지 못하는구나'라는 수용의 마인드라고 해요. 실패하지 않는 환경만 주는 것이 답이 아닌 것을 꼭 새겨야겠어요.
긍정적 사고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부모의 모델링도 중요하고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매사 부모가 먼저 잘해야 되는 것이라 참 어렵습니다.
양육에는 한 줄 정답은 없기에 많은 내용이 책에 담겨있어요. 반복해서 연습하면서 아이도 부모도 함께 성장했으면 합니다.
"자녀에 대한 불안이 커져 양육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진료실 문 두드리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아이의 발달을 점검받고 양육 조언과 방향을 안내받으세요. 실제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서 일찍 도움을 받고 호전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에 잘못된 정보를 가진 부모가 아이의 고유성을 이상한 시그널로 오해해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 역시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처럼 부모가 힘들 때는 전문가 도움을 얻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