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ㅣ 북스토리 청소년문학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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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 아이자와 사코 지음/김영주 옮김/북스토리


"비가 오늘 날엔 잠시 멈춰도 괜찮아. 다시 시작할 너를 위한 쉼표니까."

교실이라는 좁은 세계, 그 곳에는 보이지 않는 서열과 규칙이 있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 숨을 죽이고, 목소리를 낮추며 조금씩 '나'를 지우며 버텨온 아이들.

그러나 비가 내리면 빗소리가 학교의 소음을 지워주듯 잠시 멈춰도 괜찮다.
그건 도망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시간이니까.


서투르고 위태로운 다섯아이가 교실 밖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
○ 1. 달갈 껍데기 붙었어

요란한 빗소리가 내가 내는 소움들을 집어삼겼다.
숨죽인 한숨도, 뒤척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침대소리도, 이유없이 소리치고 싶어지는 충동마저 빗소리에 묻혀 사라졌다.
마치 내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비는 내 존재를 지워버렸다.

나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랐던 거구나. 나를 알아봐주기를.
말을 걸어주고 도와주기를. 그래서 학교에 오는 거였어.
마음속으로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고 목이 터질 듯 울부짖으면서도.
그런데 스스로 숨어버리고 마음을 닫으면 그 절규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 2.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교실

리츠코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
나는 지금 작은 산소통 하나에 의지해 깊은 물속에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기분이다.
언젠가 이 공기가 다 떨어지면 나는 그대로 질식해버리고 말것이다.

나는 장난감이 된것이다.
따분함에 몸을 비트는 아이들이 잠깐 재미 삼아 가지고 노는 그런 소모품.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교실은 답답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곁에 누군가 있다면 버틸 힘이 생길 텐데.
설령 짝사랑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마음이 방패가 되어 이 부당한 상처들로부터 나를 지켜줄텐데.

○ 3. 죽고 싶은 노트

목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건 서툴러도 노트에 글자를 채우는 건 자신있었다.
마치 날개를 달고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작은 새처럼 새하얀 종이 위에서 내 마음을 자유롭게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상상하고 문장을 만드는 건 흑백세상에 색을 입히는 작업처럼 신나고 즐거웠다.
아무리 따분한 일상이라도 글로 묘사하면 소중한 추억이 되어 선명하게 남았으니까.

죽고싶다는건, 살고 싶다는 뜻이야. 행복해지고 싶다는 말이라고

○ 4. 플리츠 계급

교실안에서의 순위는 절대적이다.
비슷한 수준끼리 모여야 대화가 통하고 유대감도 생간다.
등급이 다른 아이들과는 친해질 수도 없고, 억지로 어울릴 필요도 없다.

한때 길가의 꽃을 보고 예쁘다고 입을 모으던 그 마음은 이제 어디로 가버린 걸까.

○ 5. 방과후 초점 맞추기

나와는 다른, '양지'의 아이들. 빛이 잘 들고, 초점의 중심에 있는 아이들.
나오는 나를 흐릿한 배경으로 남겨둔 채 빛의 중심점으로 들어갔다.

빛을 직접 받을 수 없다면, 적어도 모두가 내뿜는 빛을 온 마음을 다해 포착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부서쳐 내리는 햇살처럼 그 온기가 내게도 스며들지 않을까.

○ 6. 비 오는 날은 학교에 가지 않는다

학교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며, 공부하고 싶다면 학원이나 인터넷도 있고,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하는 등의 방식도 있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잠시 멈춰 서서 쉬어가도 된다고.
그건 결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이다.


🔊
항상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안타까운 심정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불안정한 시기에 무엇하나 안정된것 없이 혼자서 헤쳐나가야하는 현실이 얼마나 벅차고 힘이들지.. 나또한 그 시절을 보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져만가는 아이들의 삶이
어른이 된 내가 보기에도 버텨내기 힘들어보인다.
특히 이 소설은 5명의 아이들이 그 시절을 겪어내야만 하는 여러가지 아픔들을
자신 아니면 친구, 그리고 선생님의 아주 작은 도움만으로도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려는
용기가 너무나도 멋있고, 그 용기를 칭찬해주고 싶고 응원해주고 싶다.
청소년기를 보내는것에 용기를 조금이나마 얻고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친구들이 읽으면
아주 조금이지만 잘 지낼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될 것 같은 소설이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chae_seongmo) 서평단에 선정되어
북스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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