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교실 - 수업보다 중요한 학급경영 비법서
이연옥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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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였던 어머니 덕에 나는 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수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엄마에게 학교란 때로는 가기 싫은 직장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기량과 감정이 모두 걸리는 작은 작업실 같은 공간이었다. 1년이면 헤어질 아이들을 대할 때도 그랬다. 어떤 날에는 무심할 만큼 거리를 두다가도, 어떤 날에는 지나치게 몰입해버리곤 했다. 잘하건 힘들어하건, 아이들을 향한 기대는 늘 과하거나 모자랐다. 당연히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일이니까!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는 그 중간 어딘가를 서성이며 하루의 마음을 정리하곤 했다.

그래서 이 책 속 선생님들의 모습이 더욱 좋았다. 교실은 늘 예측 불가능한, 다이나믹한 공간이다. 마음먹은 대로 대응할 수 없는 순간들이 쌓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들이 교사의 일을 이룬다. 그렇기에 교사를 위한 책은 표준화된 교본보다 각자의 시도와 실패, 그리고 작은 성공들을 기록한 에세이에 가까울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이 오리무중의 지평에 하루하루 길을 놓기 위해 분투하는 선생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이 책이 아름다운 이유도, 그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성공과 실패라는 틀로 가두지 않고, 성공과 실패보다 더 어려운 노력의 층위를 정성껏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그런 면모가 드러나서 좋았다. 언제나 노동이면서 동시에 장인의 작업이기도 한 모든 선생님들의 수업을 응원한다.

이 책이 예비 교사에게는 두려움 없이 교직에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 교직을 떠나고 싶은 현직 교사에게는 학급 운영이 조금 더 수월해지는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 또한 교실에서 각자 홀로 생존하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교사들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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