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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괴물들 - 드라큘라, 앨리스, 슈퍼맨과 그 밖의 문학 친구들
알베르토 망겔 지음, 김지현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6월
평점 :
제목 : 끝내주는 괴물들
지은이 : 알베르토 망겔
옮긴이 : 김지현
출판사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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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상하게 생긴 물체.
2.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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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서 알려주는 ‘괴물’의 정의. 첫 번째는 눈이 알려주는 즉각적 정의라면 두 번째는 눈이 만나 말을 하고 뇌가 반응하면서 알게 되는 과정적 정의라 하겠다. 이 책 속의 괴물들 대부분은 두 번째 정의에 따르지만 다른 시선으로 너를 보면 괴물보다는 영웅에 더 가까운 분위기도 있었다. 무작정 악을 벌하고 세상을 구하는 그런 보편적인 이름이 아닌,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마음들에 혼을 내고 힘을 주는?! 여기서 너를 괴물이라 함은 그들의 기준에서 벗어난, 그들 대부분이 생각하는 ‘다름’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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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반대로 소극적이고 모른 척 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해를 주거나(그러면서 내가 제일 피해자라고 한다) 흔히 악마의 대명사라 불리는 그 이름이 오히려 측은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처음을 넘어 다음이 궁금한 이야기까지, 이처럼 이름이라는 가명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다가 드디어 짜잔~ 하는 어쩌면 들켰을지도 모를 그들의 뒷모습 이 <끝내주는 괴물들>의 참모습,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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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게 다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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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괴물’처럼 첫 번째 정의에 그대로 순응(?)하는 경우. 안타깝게도 그에겐 이름조차 없다. 말그대로 ‘괴물’이 이름인. 괴물의 처절함은 쏘고 때리고 찌르고…. 살갖의 고통에 대한 외적 상처보단 괴물인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내적 상처가 더 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이성과 감정, 사고방식을 지녔지만 겉으로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 괴물. 그럼에도 이 괴물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음은 괴물 또한 인간이랑 참 많이 닮은 이유기도 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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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5 📖 그는 몸에 표식이 새겨진 사냥감처럼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가 결백한지, 죄를 지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조차 아무도 없다. (중략) 그도 자신이 왜 미움받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그의 잘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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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상징이자 원형된 그녀 ‘키마이라(키메라)’는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우리가 정상적인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녀가 희생양이 된 것 같은 기분. 벨레로폰이라는 이름이 영웅이 되고 전설이 되기 위해선 그녀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이라는 눈에 의해 추함이라는 누명을 얻은 카지모도까지, 시각적 기쁨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아웃사이더가 된 안타까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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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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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무비에서 (그를 무찌르는)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같은 ‘사탄’ 의 등장은 당연해서(?) 반가웠다. 이 끝내주는 주인공들 사이에 그가 빠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지. 혹시 세상 모든 악마들을 대표해서 나온 건가. 머리에 뿔이 달리고 뒤에는 꼬리가 달린, 그의 주변은 불꽃이 막 이글이글거릴 것만 같은 전형적임이 아니던가. 아니면 한달 전 막을 내린 어떤 작품에서도 보여줬듯이 저기 길가다 만나는 보통 사람일 수 있다. 우리와 다를게 하나도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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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이거나 호러이거나 ‘드라큘라’ 역시 일차원적인 면에서는 괴물에 가깝다. 그러나 그 사실마저 잊게 만드는 (어쩌면 펜이 만들어낸 환상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력 때문에 그가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더 다가가고 싶은, 왜 무서운지 모르겠는 영원의 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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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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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면서 만나게 되는 이 다양한 모습과 사연의 인물들. 그중에는 우리에게 꽤나 친숙한 캐릭터들도 반겨주신다. 방금 위에서 언급한, 매체의 도움이 아니라도 가장 ‘괴물’에 가까운 분위기를 가진 이름들과는 반대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물음표를 자아내는 이름들도 있다. 이 책이 끌린 것은 아마도 이 의외성이 주는 극적인 만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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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앨리스’ ‘파우스트’ ‘로빈슨 크루소’ ‘신드바드(신밧드)’ 등 문학사를 가뿐히 뛰어넘어 네모난 프레임 안에서도 영향력이 대단한, 소위 전세계적인 셀럽이라고 할만한 이들의 등장은 흥미 그 자체다. 우리가 생각하는 용기라는 개념에 행동까지 더해진 이름, 다양한 이름들로 어떻게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이름, 알고보니 다시 보게 되는 이름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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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5 📖 오늘날에는 영혼의 인기가 땅에 떨어진 나머지 사람들이 송유관 건설 계약이나 상원 의원석 같은 하찮은 것들을 얻기 위해 매일같이 영혼을 팔고 있으니, 메피스토펠레스의 과업은 역설적이게도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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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우스트, 사실 그가 아닌 다른 이름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영혼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언제부터 공식같은 익숙한 그분. 혹시 책명으로 잘못 나왔나 싶었는데, 왜 그가 이 집단(?)에 속했는지 그 사연들을 읽고 나니 끄덕이게 되고 한편으론 작금의 현실에 웃프기도 하다. 파우스트의 영혼만 원했던 그의 선택이 오히려 더 순수해 보이는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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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런 괴물같은 매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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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을 거부한다. 누군가의 눈이 아닌, 나의 마음이 한 선택.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물고기 뱃속에서 사색할 시간을 주고 스스로 추방해야 할 자유를 만끽하며 온전한 나의 시간을 만든다. 만나기 쉬운 경험이 아닌데다 ‘나라면?’ 이라는 물음에 쉬운 대답은 아니라 이렇게 활자로 너를 대리만족할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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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팁 of the 팁⠀
돈키호테의 원작자는 따로 있었다!!⠀
손오공, 저팔계 그리고 사오정 이름에 이렇게 깊은 뜻이?⠀
니체의 슈퍼맨은 그 슈퍼맨이 아니라 다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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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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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가 발뒤꿈치라는 치명적 약점이 없었다면⠀
멕베스가 아닌 왕관의 주인이 레이디 멕베스였다면⠀
프로도의 모험에 샘이 동행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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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여기서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상상에 물음표와 함께 느낌표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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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현대문학)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hdmhbo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