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중국상식 - 62가지 질문으로 들여다본 중국인의 뇌 구조
이벌찬.오로라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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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본적이 없는데 사실은 가고 싶지 않았다. 기왕지사 떠날 거라면 사람없는 깨끗한 곳으로 가겠다. 반면 중국을 꼭 알아야 한다는 데는 적극 동의한다. 장대한 대륙의 스케일은 아름답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공포스러웠고 작은 하나들의 특별함이 무참히 짓밟히는 곳, 이것이 내가 가진 중국에 대한 생각이었다. 길에서 똥을 누고 산업도시에는 회색의 눈이 내리고 노숙자를 창살에 가두고 대학기숙사에는 쓰레기가 넘쳐 흐르고 한달 여행하는 동안 한번도 머리를 감지 않았다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중국인들이 내가 아는 중국이다. 그러니 나는 풍문으로만 들어온 중국을 기괴한 그림으로만 그려온 셈이다. 거대한 몸집의 중국을 움직이는 정치력은 강력하고 전능해서 이들의 변신은 놀랄 만큼 빠르구나. 언 발에 오줌을 누는 듯한 일도 있지만 이들이 무슨 맘을 먹는 지에 따라 지구가 흔들리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우리의 명운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잠들지 않는 예민한 콧털을 지닌 사자가 되어버린 중국이다. 톱스타도 링링허우의 콧털을 건들이면 살아남지 못하는데 그들은 국뽕사회주의자들로 2000년대 베이징 올림픽의 기억이 유년시대를 관통한 세대로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중국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큰 시진핑 키즈들이다. 개인적으로 명견만리 이후에 접하는 중국이야기로 문답식이라 전달이 정확하고 쉽게 읽히며 무엇보다 재미있다. 역시 중국은 중국이로구나 입을 벌리고 읽게 된다. 거대중국의 껍질을 먹기 좋도록 벗겨주는 실용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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