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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 사랑으로 아파하거나 부부관계로 갈등하는 이들을 위한 관계심리 수업
조명준 지음 / 태인문화사(기독태인문화사) / 2017년 2월
평점 :
예전부터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사람은 어떻게 만나고 가까워지고 또 멀어지며 결국 헤어지는가.
특히 남녀간의 사랑은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면서도 한번 식을 때는
언제 사랑을 했냐는 듯이 차갑게 식어버리고 급기야 사랑했던만큼
분노와 증오도 커지는 것이라 어려우면서도 신기했다.
특히 부부간의 관계는 언제나 미스테리였다. 완전히 남남이었던 사람들이
어떠한 계기로 만나 불같이 사랑하고 평생을 약속하며 한몸이 된다.
그러나 신혼의 행복은 잠시, 자녀를 낳고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점점
서로의 사랑은 식어져만 간다. 급기야 헤어질 생각을 하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같이 사는 동거인으로 남는다.
인생이란게 다 그런거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것이 결혼이라면
난 선택을 잘못했다. 벌써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으니 되돌릴 수도 없다.
하지만 다 그런거려니 하고 살기엔 뭔가 아쉽다. 신이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짝지워주신데는 다 그만한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부부관계로 갈등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
관계회복서적이나 심리상담책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섹스'로 푼 '관계회복'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특하게 몽고사를 공부한 뒤 몽고의 밀교식 섹스법을
배워 심리학에 접목시켰다. 그러다 보니 학문적 지식과 더불어 삶에서 경험했거나
다양한 임상실험(?) 결과들을 책 전반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책 초반부는 부부간의 갈등의 과정과 원인을 이론과 사례를 적절히 들어가며 나열한다.
이 책을 결혼 전에 읽었다면 전혀 공감을 못했을텐데 결혼 후에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분명히 이해가 되고 충분히 공감이 된다. 그리고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지식들을 이론에
근거하여 지적해주니 이해가 되었다. 물론 너무 모든 부분을 섹스에 연결시켜 이야기하다
보니 약간은 끼워맞추기나 반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부분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았다.
중반부에 나오는 섹스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은 앞부분과 잘 연결되어 유익한
부분이 많았다. 사실 결혼한지 오래된 이들은 관계시 처음의 감정과 육체의 쾌감이
아니다 보니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서로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런 상태를 그저 내버려두지 말라고 주장한다.
중년이 되어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며 오히려 신혼 때 경험하지 못했던 깊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결정적인 키가 바로 섹스에 대한 연구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다. 사랑도 공부와 개발이 필요하듯이, 섹스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얼마나 나 자신과 아내, 그리고 성과 사랑에 대해 무지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점점 식어가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안타까워했는지 후회가 된다. 사랑에 대한 완벽한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성에
대해 폐쇄적인 이 사회에서 이 책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교육이
더 보편적일 때 가정은 더 안정되고 화목해질 것이며 구성원들도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