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 - 위험한 미래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정인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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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경제위기가 시작됐다/정인호

 

도널드 트럼프. 그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미국의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였다. 당시 재미있게 본 건 아니지만 ‘You're fired(넌 해고야!)’라는 유행어가 너무 흥미로웠기 때문에 저 사람 재미있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알아보니 태생부터 부자집에서 경영수업을 받아 미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재벌이 된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가십을 만들어내기 좋아하고 시트콤이나 TV쇼에도 자주 출연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소위 셀럽이었다. (물론 그런 행동들이 다 정치적인 계산이었다는 사실은 한참 뒤에 알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유력한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경쟁자로. 처음에는 또 드러나기 좋아하는 그의 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구도 그의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승리였다. 내가 알던 그 트럼프가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이라니. 이러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큰 혼란에 빠지는 건 아닐지 우려가 되었다.

 

서두를 이렇게 장황하게 썼지만 이 책을 읽으며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역사와 자본주의의 흥망성쇠,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도널드 트럼프라는 개인과 그의 정부를 통해 우리는 엿볼 수 있다. 때문에 그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비판과 조롱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으로 그의 말과 행동,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트럼프나 그의 정부에 대한 여타의 책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실제적이고 귀담아 들을만한 이야기이다. 오랜 시간 미국에 의존적인 관계였던 대한민국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정책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책은 트럼프 정부가 출현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하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그의 출현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이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소외받은 백인노동자계급은 일자리를 후진국 노동자들에게 뺏기고 대기업만 이익을 얻는다. 그 상황에서 트럼프는 혜성처럼 등장해 다시 미국의 부흥을 앞세워 사람들을 선동하고 그들의 문제를 외국으로 돌려 공격대상으로 삼는다. 마치 히틀러처럼.(히틀러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말할 수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국가주의의 차원에서 일면 동의가 된다)

 

그 밖에 그를 받치고 있는 주축세력, 유대인, 미국의 전통 부자들, 군인 등을 소개하며 어떻게 트럼프 정부가 미국을 바꿔나가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의 이민정책, 무역정책, 외교정책, 안보정책 등을 통해 앞으로의 미국이 어떻게 세계의 흐름을 움직일지 예측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전공이 아니다 보니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몇 번 정독할 필요를 느낀다. 아무리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할지라도(사실 지금도 영향을 받고 있다)트럼프 정부의 행보를 예측함으로써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하고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할지를 고민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걱정만 늘어가지만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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