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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취 뿡, 나오는 걸 어떡해! ㅣ 나도 이제 초등학생 9
임다은 지음, 홍지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4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신기한 일 중에 하나가 배변활동이 변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기저귀에 쉬, 응아를 하고 혼자서는 스스로 참지도 못하던 아이가 기저귀를 떼고 화장실에 가고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게 되잖아요.
나중에는 자면서 쉬를 하는 실수도 하지 않고 어른의 도움이 없으면 뒷처리도 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자라 스스로 뒷처리까지 마치고 이제는 부끄러워 문을 닫고 화장실을 가는 걸 보면 인간의 성장에 대해 다시 한번 신기함을 느낍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은 똥, 방귀, 코딱지 등에 왜 이렇게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어 할까요?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은 어른이 된 이후에도 가족이나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그런 정보에 대해 공유하지 않는 아주 민감한 정보이긴 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보육기관(학습보다는 아이의 돌봄이 주가 되는 기관. 그래서 배변활동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아닌 학교를 가게 되고 오랜시간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면서 스스로 이러한 배변활동을 조절해야 할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부끄러움이라는 감정도 느껴보고 놀리는 행동을 하거나 받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에취,뿡 나오는 걸 어떡해? 는 4가지 챕터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사실 챕터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너무 긴 글을 읽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에 챕터 하나씩 두개씩 읽자 하는 정도로 나눌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의 이름은 하늘이입니다. 첫 장면은 학교 수업시간이네요. 학교에서 꾸미기 놀이를 하고 있던 다빈이는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짝꿍 하늘이가 “똥 마렵냐?” 라며 화장실에 가는 다빈이를 놀리고 그 말에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려요.
하늘이가 다빈이를 놀리는 이유는 친구들이 자기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게 신이 나서 입니다. 화장실 간건 사실이니 놀리는건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하늘이는 친구들이 놀리는게 싫어서 절대로 학교에서 화장실을 가지 않습니다.
하늘이는 유치원을 다니던 어릴적에 놀이에 정신이 팔려 바지에 큰일을 보는 실수를 한적이 있어요. 그때 친구들이 놀렸던 사건이 있어 그 이후로 절대로 밖에서 화장실에 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 놀림을 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날 오후 수업시간 이번에는 시호가 수업시간에 실수로 방구를 끼게 되고 하늘이는 또 방구쟁이라고 시호를 놀립니다. 그로 인해 선생님께 꾸중을 듣게 되지만 반성은 하지 않고 억울하다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 집으로 전화를 하셔서 하늘이는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학교에 가면 다빈이와 시호에게 사과를 하라고 하시지만 하늘이는 아직도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반성하지 않아요.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서 모듬 활동시간에 다른 사건이 일어나고 맙니다. 앞자리에 앉아있는 친구 빛나에게 색연필을 빌리려고 얼굴을 가까이 한 채로 재채기를 참지 못한 하늘이는 빛나 얼굴에 엄청난 재채기 폭탄을 떠뜨리고 말아요.
침 범벅이 된 빛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친구들은 하늘이를 침벼락이라고 놀립니다.
하늘이가 일부러 한게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 하늘이는 다시 재채기가 나올까봐 너무 긴장이 되고 초조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기분을 느낍니다. 몸도 아픈 것 처럼 느껴질 정도여서 보건실에 가 있기로 한 하늘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재채기는 저절로 나오는 거잖아. 방귀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인데 그걸 놀리는 아이들이 잘못된 거지. 교실에서 방귀 뀌었다고 놀리고 수업 시간에 급해서 화장실 갔다고 놀리는 애들도 있더라고. 정말 좋지 못한 행동이야. 그렇지?
p.92"
보건선생님께서 하늘이 편을 들어주시면 이렇게 말씀하시자 하늘이의 마음은 편치 못했어요. 자신이 지금까지 한 일들이 하나하나 떠올랐거든요.
이제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된 하늘이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그리고 다빈이와 시호에게 사과를 했을까요? 그 뒷 이야기는 아이와 함께 직접 읽어보세용!

아차! 하고 실수를 하는 순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이야기였어요.
- 참으려고 했는데도 방귀가 나와 버렸다면 "미안!" 이라고 먼저 사과해요.
- 친구가 바지에 실수한 걸 내가 제일 먼저 알아챘다면 조용히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도와달라고 해요. 그리고 절대로 놀리면 안 돼요.
- 체육 시간에 뛰다가 오줌이 찔끔 나와 버렸다면 당황하지말고 조용히 선생님께 도움을 받으세요.
- 친구랑 이야기를 하던 도중 트름이 나왔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음에는 손으로 가리고 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어쩌면 어린이들은 어른들은 생각지도 못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을지 몰라요. 책을 통해서 저학년 학생들의 고민이나 마음을 알고 도움이 되는 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에게 빠질 수 없는 생리현상에 대한 명쾌한 해결 방법들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학습 동화.
한번 쯤 읽게 해줄 필요가 있겠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