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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평점 :
형태도 모양도 다양한 사랑을 위하여
나와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배척할 때가 있다. 또한 어떠한 이득을 가져다 줄 것 같을 때 그것을 외면하기 쉽지 않다. 그것이 사람이 아닌, 물건이 아닌 괴생명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 달라도 진심을 대할 줄 아는 엘라이자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 ≪셰이프 오브 워터≫를 만나보자.
우리나라에서 책이 출간 되기 전, 《셰이프 오브 워터》는 같은 이름인 영화로 먼저 만나 볼 수 있었다. 영화로 이미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글러브 2관왕, 영국 아카데미 3관왕, 아카데미 13개 부문 노미네이트가 되는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이 작품이 실패했다면 은퇴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그것 때문일까 간절함이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었다.
배경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는 실험실에 갖힌 괴생명체를 발견한다. 신비로운 모습을 한 그에게 점점 이끌리게 되고 그와 공감하게 된다.
p.135
괴생명체의 시선이 달걀에서 그녀에게로 향했다. 눈이 반짝였다. 엘라이자는 그제야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 듯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깐 삶은 달걀을 수조 가장자리에 올려놓은 뒤, 자신은 종이봉투를 들고 빨간 선 뒤로 물러났다.
인간과 다른 모습을 가진 생명과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영화에서 자주 보았다. 킹콩의 경우도 그렇다. 기예르모 델 토로도 1950년대 고전 영화 <해양 괴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실제 말했는데, 이런 비슷한 류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건 사랑의 순수함이 많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실험실의 보안책임자인 스트릭랜드이다. 괴생명체를 자신의 목적으로 이용하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p.314
“네 말이 맞아. 정말 아름다워.”
뱀이 설치류를 한 입에 잡아 삼키듯 괴생명체의 손이 엘라이자의 손을 그러안았다. 죽음의 징조라는 생각에 엘라이자는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욕조의 물이 점차 차오르자 청록색 비늘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발트 색 눈동자가 깜빡이더니 마법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눈이 사파이어 블루처럼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표지 색깔처럼 책을 읽는 내내 청색 이미지가 잘 어울렸다. 그래서일까, 책으로 써 있는 화면 구성과 그림을 한참 상영 중인 영화는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읽는 내내 그녀의 순수한 사랑에 신비롭지만 그 마음을 포근히 느낀 흥미로운 판타지 로맨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