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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 - 힘겨운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한 철학 처방전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책세상 / 2018년 2월
평점 :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철학이란,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생 속에만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인 접근, 논리가 뒷받침되어서 설득될 수 있는 것이라야만 인정하는 시대에서 과연 철학이란 애매모호함이 필요한 것일까?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 논고≫에서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말로 과학적 논리 접근으로 말하지 못하면 말할 수 없음을 말했다. 하지만 철학은 정확한 답이 아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인간에게 고민의 의미를 전달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이유≫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자.
p.9
한 마디의 말이나 사소한 사고방식에서 구원과 광명을 찾으려 하는 인간의 행위에 애매함이 있다고 해도 답을 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에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진실이 있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물음을 던지는 것, 그리고 애매하더라도 어떤 의미를 끌어내려 하는 것은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충동이고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영혼의 행위인 것이다.
삶에서 받는 고민과 스트레스를 여러 가지가 있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와 사이로 인한 갈등과 낮은 자존감, 잃어버린 자아로 인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다른 삶을 사는 것 역시 아니다. 어쩌면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얘기에서 당장 해결할 순 없어도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답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p.129
이상하게도 철학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경향을 띠기 쉽다. 어떤 철학은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고 설득한다. 또 어떤 철학은 자신의 욕망과 가능성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이분법적인 구도는 머릿속에서 통용되는 것일 뿐, 현실에서 양자가 둘로 분명하게 나누기 어렵게 얽혀 있다.
우리가 아는 철학도 다양한 해석이 있다.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봤을 때 해석에 따라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지만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벗어나 ‘자유’와 ‘책임’을 적절히 선택하여 추구해야 하는 삶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의외로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한 채 유연한 태도를 갖지 못할 때가 많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멀리 내다보면 될 것을. 당장의 문제가 얶매어 있지 말고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현대인에게 제일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p.221
어머니의 애정을 얻지 못한 사람은 진짜 어머니를 찾아 헤매고, 아버지의 애정을 얻지 못한 사람은 진짜 아버지를 찾아 해맨다. 그것은 평생 영향을 줄 만큼 큰 주제이고 원동력이다.
책에는 다양한 유명 인물이 나온다. 쇼펜하우어, 헤세, 하이데거 등이 나오는데 대부분 부모님의 사랑, 교육 방식으로 인한 갈등을 많이 다루고 있다. 특히 한나 아렌트의 경우 그 사랑의 갈망을 자신의 교수인 하이데거에게서 얻었고 자신의 청춘을 바쳐 그 이상을 사랑하고 존경했다. 삶의 많은 요소들이 부모님의 사랑과 교육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점을 느꼈다.
p.309
이처럼 ‘여기 있다’고 하는 존재의 확실함과 맑고 꺠끗함에 대한 감동은 모든 것을 빼앗겨 더 이상 방해받을 것이 없다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기회를 준 운명에 감사하는 것은 인간 정신이 이룰 수 있는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철학의 극한의 모습이 있다.
다양한 시련이 있고 실패가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의지했던 사람에게서 실망할 수 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방황할 수도 있다. 대부분 잘 되거나 잘 된 외형상 모습을 보고 시련 없이 살아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시련은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다고 했듯이 유명 인물 또한 그러한 고민을 있었고 그걸 넘어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지금 겪는 이 순간과 과정이 제일 힘들 수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읽는 시간이 철학자와 문학가들이 결국 나와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 속에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