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한 온도로 산다는 것 - 마침내 낙관하는 용기
이노우에 마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아버지가 남겨 주신 생명의 한마디

 

설날이 다가왔다. 새해를 시작하고 연중에서 가장 긴 연휴에서 고향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 앞선다. 자주 안부 전화도 드리고 찾아뵈어야 하지만 무엇이 그리 바쁜지 부모님의 사랑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태연한 온도로 사는 것을 통해 잠시나마 잊었던 부모님의 따뜻한 조언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저자 이노우에 마야가 기억하는 아버지 얘기 속 얻은 교훈으로 묶여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자신의 불우한 가정 환경을 탓하면서 자라왔다. 어느 날, 친하지 않은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암이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아버지는 자신이 운영하는 코마츠자 연극단을 물려 받길 원한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 곁에 있으면서 살아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과 큰 교훈을 얻게 된다.

 

한밤중에 온 전화는 저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단순히 코마츠자 연극단의 운영권을 넘긴 것이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문제였지만 진심으로 전해지는 아버지의 걱정과 염려는 인생을 살아가는 보석이 되었다.

 

p.42~43

문제는 문제 자체로만 받아 들여야 한다. 문제를 고민으로 둔갑시키면 안 된다.

문제를 고민으로 뒤바꾸지 않도록 의식하고 있지 않으면 금방 휘둘리게 된다.

 

이노우에 마야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을 살아갔다. 삶의 의미를 차지 못하고 그저 문제에 대응하기 바빴다. 아버지는 조언을 주었다. 문제를 깊이 고민하면서 휘둘리지 않고 다시 문제의 시작점을 돌아가 다각도로 바라보고 실마리를 찾아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에서 의외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p.64

어떤 모습으로 남의 눈에 비치는가는 자기 하기 나름이야. 너무 억세게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코스모스처럼 바람에 한들거리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 보렴. 네가 코스모스처럼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깊고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해. 하지만 올바른 자세로 땅 속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지 않으면 정말로 갈팡질팡 하게 되니까 조심해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집에서 빨리 독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취업 준비를 한다고 집과 도서관을 왔다갔다하는 생활을 했지만 부모님의 관심은 도리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어릴 때부터 엄하게 자라온 나는 아버지와는 겉으로 티는 나지 않았지만 서먹함이 늘 존재했다. 그렇지만 그것마저도 아버지의 관심이자 사랑이었다는 걸.

 


p.126

그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바꾸면 안돼.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 나라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 마음의 깊이를 느낀다. 세상을 떠나면서 어떤 말을 남겨주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이 다분히 읽을 수 있다. “어떤 자리에서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작은 조언부터 상처 받지 않고 묵묵히 본인의 길을 가고 사랑하는 사회에 일원이 되기를 바라는 조언까지 수십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평생 살아가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따라갈 수 있을까?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 평생 알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떤 아들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묵묵한 감동을 전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