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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 ㅣ 마리 아카데미 1
조관희 지음 / 마리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후배들이 이 사다리를 딛고서 더 높이 오를 수만 있다면...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209/pimg_7959141111838204.jpg)
많은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가 있다. 공자, 노자, 맹자, 순자 등 많은 사람을 떠오르고 지금 이 시대에도 큰 가르침을 전달해주고 있다. 또 한 명의 사람이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 아큐정전(阿Q正傳)을 듣는 순간 아, 하게 되는 인물 ‘루쉰’을 다룬 책 《청년을 위한 사다리 루쉰》이다.
왜 많은 사람들 중 루쉰일까? ‘청년들을 위한 사다리’라는 이름 앞에 붙여진 제목도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의 저자인 조관희 교수의 프롤로그에서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전 생애에 걸쳐 청년들을 위해 기꺼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그들에게 삶의 지향을 제시해주었던 정신계의 전사, 루쉰이었다.’
p.64
그 한 장의 사진이 루쉰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본래 의학을 배워 젊은 나이에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잘못된 치료로 고통받는 중국인민들의 병을 고치려고 했떤 루쉰은 문제가 거기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는 단념하고 문예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글을 통해 중국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사람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게 된다.
그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선 살아온 시대를 먼저 봐야한다. 루쉰이 태어나고 자란 시대는 1881년부터 1936년으로 근대화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 할아버지의 부정부패와 아버지의 병사로 인해 그의 인생에 크나큰 변곡점이 생기게 되고 불우한 환경에서도 배움의 길로 계속 정진해 나간다.
배우는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고 변화가 많았다. 학교를 바꾸기도 하였고 아버지의 병사가 계기가 되어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의학을 배우기도 한다. 이 때 중국인 유학생 신분인 루쉰을 각별히 대하고 스승 중 본인을 고무시켜준 사람인 후지노 선생을 만나기도 했으나 환등기 사건으로 인해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전기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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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3~84
천지간에 살아가면서 열강과 각축을 벌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세우는 일(立人)’이다. 사람이 세워진 뒤에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곧 반드시 개성을 존중하고 정신을 발양해야 한다. 「문화편향론」, 무덤
‘인간의 문제에 천착한다는 것’은 한 개인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주체성의 확립은 ’개인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루쉰은 모든 문제의 해결이 여기서 시작된다고 보았다.
그는 소설부터 산문시, 산문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작성했고 고대 문헌부터 시사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깊이와 폭이 있는 글로 그의 사상을 녹여냈다. 평생 교편을 잡으면서 그는 아큐정전이라는 세계적 작품을 내기도 했지만 중국좌익작가연맹에 가담한 이유로 수배가 되기도 한다. 평생 그는 타협하지 않고 살았다. 마지막 죽는 날에도 조의금을 받지 마라, 가급적 빨리 매장하라 등 그의 평소 성품이 어땠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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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7
사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이네. 나로서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이기도 하지. 후배들이 이 사다리를 딛고서 더 높이 오를 수만 있다면 설령 내가 짓밟힌다고 한들 무엇이 아쉽겠는가! (중략) 실패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기만을 당하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뛰어난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결코 없어지지 않더군.
그의 삶을 읽으면서 몇 가지 화두를 전달해준다. 특히 그는 본인의 환경에 순응하지 않았다. 본인이 글을 써서 중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려 하고 사람들을 계몽시키려고 하였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청년들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분명 이 점은 늘 어렵다고 힘들다고 말하는 청년들에게 삶을 생각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천천히 그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