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사다리 - 불평등은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키스 페인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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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은 왜 불평등이 심할수록 자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가?’, ‘왜 공정하려고 노력해도 편향될 수 밖에 없는가?’ 공정한 사회를 누구나 바라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이 있다. 하지만 공정함, 가난을 개인의 인격적 결함으로 보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 과연 개인만의 문제일까? 그 문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 잡아주는 책, 부러진 사다리이다.

 

사다리는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무너지게 된다. 무엇보다 튼튼해야 하고 치우치지 않아야 하는 사다리를 두고 평등과 연관시킨 제목 부러진 사다리는 적당한 비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의 키에 맞추어 비율을 조정한 소득 분포가 있다. 발쪽에 집중적으로 많은 가구들이 속해있는데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0%이상을 벌어들이는 구조를 보면서 얼마나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각화 되어 가는지 알 수 있다.

 

p.44 불평등은 단순히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 위치가 어디인지다. 지위의 사다리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우리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으로 객관적이고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나치게 자신의 위치보다는 남의 위치에 따른 자신의 위치를 주관적으로 판단함에 따라 남보다 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뇌는 섹스, , 마약을 경험할 때와 똑같이 반응한다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p.94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며, 상류층과의 비교가 빈곤층과의 비교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지닌다. 불평등이 심해져서 사람들의 빈곤감이 커지고 그 빈곤감이 위험한 선택으로 이어진다면 불평등과 위험 사이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작은 섬에서 실행한 <야생 호박벌의 섭식 습성>이라는 재미난 연구가 있다. 호박벌은 두 가지 꽃, 연지꽃과 드워프 허클베리에서 꿀을 얻는다고 한다. 연지꽃은 분홍빛 점을 이루면서 일정한 영양분을 갖고 있는데 반해 드워프 허클베리는 소박하게 생겨 영양분이 도박처럼 들쭉날쭉하다. 잃을 것이 없고 절박한 호박벌은 궁할수록 위험을 감수한 도박을 펼치는데 불평등이 일으키는 사회 현상을 축약해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가상 화폐 현상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p.130 사람들은 실제로 이득이 되든 아니든 자기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느끼는 정책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자기에게 무엇이 이득인가 하는 것은 타인과의 비교로 정해진다.

 

좌파와 우파의 차이는 무엇일까? 소득수준, , 식사습관, 맥주 성향까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 역시 타인과의 비교로 통해 정해진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불평등한 관계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기대수명은 소득과 비례한 관계를 지니지만 불평등한 정도에 따라 반비례 하는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종교, 교육, 흑인과 백인간의 불평등이 나타나는데 경제적 불평등은 지위에 근거하여 우리그들이라는 이분법을 만들어내고, 각종 편견을 강화시키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p.245

경체 침체보다는 경제 성장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성장이 계속된다면 불평등 문제는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등의 악순환과 그에 반응하는 우리의 행동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가 동시에 추진해야 할 두 가지 해결 방안이 있다. 첫째는 사회적 맥락으로서, 더 평평한 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이고 둘째, 사다리의 층계사이에서 사는 데 더 능숙해지는 것이다.

 

p.261

이런 우리 인간들이 불평등 속에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개조하는 수 밖에 없다. 그 전에 불평등의 행동과학을 이해한다면 이 수직 세계에서 좀 더 품위 있게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불평등한 조건에서, 또는 무작위적으로 실험한 것에서 성공하면 칭찬 받을 만했다고, 그럴만한 일을 했다고,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또 하나, 높은 지위에 있다는 우월감이 생기면 자신은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 반면 상대방의 생각은 잘못됐다는 느낌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불평등이 문제라고 여겼지만 왜 정말 문제인지 심도있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평등만을 외치는 의견에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책 말미에도 나와 있듯이 무조건적인 평등을 외치는 것이 아닌 심도 있게 불평등이 일으키는 것에 대한 고민으로 바라본다면 현실 속 불평등의 내면, 이뤄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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