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아리 -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말할 수 없던 데이트 폭력의 기록
이아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건 사랑이 아니니까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마음이 쌓여 사랑을 하게 된다. 근사하고 예쁘게 시작된 사랑은 영원할 수 있지만 슬프게도 연속되지 못해 헤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아름다운 이별이 될 수 있으면 추억도 아름답겠지만 그 이별은 아픈 기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즐거웠던 데이트가 폭력이 되는 순간에 말이다.


p.64

폭력이 반복될수록 면죄부는 쌓이고 쌓여 그에게 단단한 방패를 쥐어주고, 더 큰 위협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게 만든다.


낭만적인 사랑은 선을 넘는 순간 집착이 되어 버린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사랑법에 한 사람은 올바르지 못한 사랑법으로 얘기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잘못된 사랑법에 고통을 얻는다. 다양한 사람만큼이나 사랑법도 다양하겠지만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전달 되었을 때 사랑이라 말할 수 있지만 일방통행 강요하는 사랑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집착과 사랑을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p.94

그가 나에게 심어놓은 불행의 씨앗에서 싹이 트고, 뿌리가 내리는 동안 수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음에도 막상 그 잡초를 통째로 뽑아내려 하니 겁이 났던 것이다. 나의 밭에는 그 잡초가 유일한 생명체이니까


지금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피하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헤어져야 할 순간에 매정해지지 못한다. 주변에서는 헤어지라고 말하고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쉽게 그 사람을 떼어낼 수도, 버릴 수도 없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늪을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혹여나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 지금보다 나중에는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고 기대하며 결국 사랑을 유지하려고 한다.


책에서는 이런 데이트 폭력을 당하는 여성들, 모든 ‘이아리’의 이야기가 녹아져 있다. 사랑을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 사랑에 고통 받고 힘들어하는, 고민하는 감정들을 잘 그려놓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책 속의 이아리에 공감하고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에도 인지한다.


책에서도 그려져 있지만 현행법 안에서도 뾰족하게 막을 방법도, 현실적인 보호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사람의 동선을 아예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신고하는 것 외에 특별한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답답하고 두려워할 수 밖에 없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까이 할 수 없고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폭력이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상처가 될 수 있는, 마음 약한 이아리가 많을 것이다. 무려 80만 독자가 공감한 웹툰인만큼 좀 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인식이 커지고 법률이 꼭 아닌 데이트 하는 스스로가 데이트 폭력의 당사자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올바른 데이트 문화가 만들어지는데 기여할 수 웹툰,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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