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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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조원, 테라노스는 왜 몰락했을까? 


많은 기업인들은 자신만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내길 바란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스타트업 기준, 3년 내 창업했을 때 살아남을 확률이 3%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가치가 10조원을 올린 ‘테라노스’ 기업의 성공은 신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놀랍다. 하지만 외부로 보이는 결과와 내부의 모습이 다르고 성공의 밑바탕이 가상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허울이었다면 어떨까? 퓰리처상 2회 수상의 경험이 있는 존 캐리루가 테라노스의 실상을 파헤친다. 


p.20 

친척 한 명이 엘리자베스에게 “크면 뭐가 되고 싶니?”라며 어린아이라면 한 번은 들을 법한 질문을 했다. 이 때 엘리자베스는 당황하지 않고 바로, “나는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테라노스의 설립자, 엘리자베스는 어릴 때부터 커다란 욕망을 가진 아이었다. 대부분 아이라면 크고 순수한 꿈을 꿈꾸지만 정말 돈이 많은 부자, 성공한 사업기가 되고 싶어 하는 야망이 컸다. 그리고 대학에서도 박사과정은커녕 돈을 벌고 싶어 자퇴를 한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 기업들을 보면, 실제 대학교 정규과정을 모두 거친 이들도 많지만 자퇴를 하고 만들어진 케이스도 많다. 엘리자베스는 그 중에서도 잡스를 동경했고 제2의 잡스가 되고자 하는 꿈도 꾸었다. 


p.51 

엘리자베스와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엘리자베스가 잡스와 애플을 숭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는 테라노스의 혈액 진단 시스템을 “보건계의 아이팟”이라고 즐겨 불렀으며, 널리 보급돼 사용되는 애플사의 제품처럼 언젠가는 전국의 모든 가정에서 테라노스의 혈액 진단 시스템을 사용하게 될 거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테라노스 회사는 몇 방울의 혈액을 키트에 넣으면 많은 건강 정보, 질병을 알아낼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건강 검진의 경우, 몇 달씩 기다리고 검사 받은 뒤 결과를 알아내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테라노스 회사가 만들어낸 키트는 매우 단순하고 편리했다. 공상영화에서 자주 나오던 것이 현실이 되었고 누구나 필요한 제품이었기에 그대로 승승장구 해나갔다. 


그의 곁엔 경험 많은 과학자 이언 기번스나 안잘리처럼 능력 있는 과학자들이 함께 했다. 물론 높아지는 기업 가치만큼 투자자도 줄을 섰다.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추구하는 사업 방식은 실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아직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이미 개발된 것처럼 보이고 후에 기술이 따라가는 방식이었다.  


p.206 

엘리자베스의 이름이 테라노스가 소유한 모든 특허에 기재되었지만, 리처드는 의학 혹은 과학에 대해 훈련받지 않은 대학 중퇴자가 실제 발명을 했다는 사실에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는 석사나 박사 학위를 딴 다른 직원이 기술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과정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는 높은 오류율을 보였고, 실제 실험단계에 있는 기계가 진열되어 대중들에게 노출되었다. 대중들의 안전을 누구도 보장해 줄 수 없었고 함께 하던 사람들은 문제가 있음을 느끼고 서서히 그녀를 떠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직원들이 퇴사하는 순간에도 가족을 위협하는 등 악행을 멈추지 않았다. 


많은 회사들이 표면상의 이유로 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을 두지만 은폐를 위한 방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홈즈의 엘리자베스의 경우도 그러했다. 몇 년 전, 국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사건도 생각이 났다. 결과 중심의 사회가 이러한 폐해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실제 미국에도 이러한 사건이 있었다는 데에 놀랍고 씁쓸하다.  


다수의 증언에 의해 전 과정이 폭로가 되어 그 과정을 일어나가는데 스릴러 못지않은 재미를 주었다. 실제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늘 그렇지만 잘 짜인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할까? 미리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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