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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평점 :

우리가 사랑한 책들, 지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역사를 알아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많은 사실들을 근거 자체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고 역사가들을 통해 해석된 방법으로 역사를 접할 수 있다. 대부분은 역사가를 통해 접한다. 책과 강의 등으로 그것을 배우고 이해한다.
역사를 함께 한 물품이 있다면 그 자체가 역사가 될 수 있다. 시대상을 반영하고 그 때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면 그 물품을 관찰하는 것 자체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 독서사≫는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었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아프고 힘든 시기를 바라봤던 그 때의 작가들은 어떤 마음이 담긴 글을 통해 현대사의 풍경을 바라보는 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p.15
그 같은 방향 있는 거시적·미시적 변화를 ‘독서문화사’라 할 때 한국 독서문화사는 큰 변화를 겪어왔다. (중략) 그런데 교육열이라면 세계 어딜 내놔도 1등이고 무려 80%의 고교 졸업자가 대학을 가는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에서 ‘실질 문맹률’이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라니 이건 또 무슨 변괴인가?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 질만큼 우리나라 역사는 엄청난 변혁을 겪었다. 결과 중심의 문화 탓일까, 급격한 경제 성장만큼이나 다른 것이 따라오지 못한 것이 바로 ‘독서’ 인 듯하다. 각종 평가에서 두드러지는 점수를 내고 있는데 비해 낮은 독서량은 아이러니한 실질 문맹률이 높은 나라로 만들었다.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가 지식 문화와 맺는 관계를 역할을 하는 것이 ‘책’이고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학교에서 문학, 국사 시간에 잠깐 언급되고 외워야 했던 몇 권의 책이 아닌 그 자체가 가진 의미를 바라본다면 더욱 책이 존재해야 할 가치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p.59
서울 함락과 그 이후 인민군 점령 하의 도피 생활을 묘사한 책들이 나왔다. 1950년 9월 28일광복 직후에만 세 편의 수가기 출판되었다. 먼저 유진오·모윤숙·이건호·구첼회의 체험을 묶은 공저≪고난 90일≫이 출판되었다.
작가들이 써내려간 그 시절, 그 때의 이야기는 역사책보다 더욱 생생하다. 그래서 딱딱하게 배워야 하는 역사책에서 잠시 벗어나 책으로 만나는 역사, 역사가 담긴 책을 만나는 것은 그 의미를 더한다.
베스트셀러는 대중 사회의 성장과 대중성 변화의 지표, 스테디셀러도 장기 지속 하는 사회의 지향,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이 책 또한 그런 대한민국의 책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의 가치를 지니지 않고 있지 않을까? 책으로 만나는 역사의 여정은 무척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