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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말하기 - 세련된 매너로 전하는 투박한 진심
김범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평점 :

세련된 매너로 전하는 투박한 진심
대통령은 자리의 무게만큼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갖는 힘은 크다. 어디서든 주목받는 위치이니만큼 국민들에게 엄청난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불의에 의한 실수는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전달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의 방향과 가치를 담고 있는 대통령의 말은 여러 번 퇴고의 절차를 거쳐 잘 만들어지는 만큼 대통령의 말은 언어를 구사하는데 쓰는 화술 방법을 배우는데 많이 쓰인다. ≪문재인의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지닌 따뜻함을 담은 연설로 대통령의 말하기 비법을 배울 수 있다.
p.8
그는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말의 속도가 느리고 언변이 좋은 편도 아니었지만, 꼭 필요하고 좋은 말을 골라 할 줄 알았고 비언어적인 요소를 적절히 활용해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심어줄 줄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처럼 그의 어법은 친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른 대통령에 비해 말 주변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화법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강하고 직설적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화법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은 완곡하고 설득하는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본기가 있고 설득력 있게 그의 본심이 비춰지는 문재인 대통령 화법은 충분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다.
그의 말에는 기본기가 있다. 잘 정리된 말처럼 첫째, 둘째, 셋째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열하여 말하고 질문을 통해 적절하게 분위기를 집중시킨다. 상대방을 칭찬하고 겸손의 미덕이 갖춘 어법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심이 잘 전달해줄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p.136
저도 살면서 실패가 많았습니다. 대통령 당선도 재수로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를 주저 앉히는 것은 결코 실패 그 자체가 아닙니다. 실패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실패는 오히려 우리를 더 성장시켜주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 울산과학기술원 졸업식 축사(18.02.12)
대통령이 가진 위상에서 말하기보다 자신을 낮추고 효과를 얻는 방법을 많이 구사한다. 무작정 자신을 낮추기보다 겸손하게 자기 자신을 평가한다. 자신의 아픈 경험도, 실패한 경험도 연설 안에서 공감대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녹아내면서 말이 가질 수 있는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p.157
‘하고 싶다’ ‘듣고 싶다’ ‘만들고 싶다’는 고난도의 세련된 말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해야 할 표현이다. 듣는 이로 하여금 ‘내가 얼마나 이것을 이루어내고 싶은지’ 느끼도록 해주는 동시에, ‘이렇게 했을 때 펼쳐질 멋진 미래를 다 함께 떠올려보자’고 확신에 찬 언어로 말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준다.
상황에 따라 때로는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타인보다 나에게 시점을 맞춰 얘기하고 때로는 아이들의 시선처럼 눈높이를 맞춰 시선을 맞춰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기적절한 터치와 유머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어 모두가 좋아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데 말이 가지는 힘은 그만큼 크다.
정치 성향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 특히 어법에 대해서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하지만 책에서 본 것처럼 어느 정파의 대통령이 아니라 순수하게 대통령 어법으로 봤을 때 리더가 추구할 수 있는 말하기는 어때야 하는지, 과거와 달리 변화된 말하기 어법은 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에 따라 추구했던 어법에 대해서 나눠서 생각해본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말하기가 어렵다. 말주변은 없지만 말을 잘하고 싶다라고 한다면, 기본기를 익힐 수 있는 좋은 책을 한 번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