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의 겨울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5
토베 얀손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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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매섭고 혹독한 나 홀로 겨울나기


무민은 귀여운 이미지로 사랑을 많이 받는 캐릭터이다. 사실 만화나 영화 속에 나오는 캐릭터일 것이라 생각했지 책을 원작으로 나온 캐릭터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토베 얀손 연작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무민. 여러 연재작 중 하나인 ≪무민의 겨울≫을 통해 무민을 처음 만나고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p.10

무민 가족은 해마다 11월부터 4월까지 겨울잠을 잤는데, 조상들부터 대대로 그렇게 해 왔고 무민들은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조상들이 했던 대로 가족 모두 전나무 잎을 잔뜩 먹었고, 침대 옆에는 이른 봄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희망 섞인 마음으로 이것저것 모아놓은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무민 가족들은 모두 겨울잠에 들었다. 곰처럼 무려 5개월에 겨울을 보내야하지만 무민은 잠을 깨고 만다. 춥고 혹독하게 느껴지는 겨울에 무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가만히 있을 수도 없다. 세상은 마치 죽어있는 듯이 하얗게 되어 있어 두려웠지만 망설임 대신 결단력 있게 한 발자국 내딛었고 집 밖으로 향하게 된다.


p.53

“가장 위험해. 하늘이 초록빛으로 변할 때, 얼음 여왕이 바다에서 어둠을 뚫고 다가와.”

(중략)

“응. 아주 아름다워. 하지만 얼음 여왕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면 꽁꽁 얼어 버려. 누구든 말린 호밀 빵처럼 변해서 툭 치면 산산조각이 나지. 그러니까 오늘 밤에는 밖에 나가면 안 돼.”


무민 외에도 다람쥐, 미이, 투티키, 그로크와 같은 여러 친구들이 등장한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임에도 무민에게 시크한 듯 살갑게 대한다. 어떤 장소를 향할 때 새로운 친구들이 등장하는 재미를 주는데 친구들은 매서운 겨울에 대해 경고를 한다.


p.159

무민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겨울에는 왜 그렇게 말해 주지 않았어? 그랬으면 위로가 되었을텐데. 내가 여기에서 사과나무가 자란다고 말했었지. 그랬더니 네가 뭐랬어. 하지만 지금은 눈이 자라고 있다며. 그때 내가 우울해하는 줄 몰랐어?”

투티키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모든 일은 직접 겪어 봐야지. 그리고 혼자 헤쳐 나가야 하고.”


두려웠던 겨울은 조금씩 친숙해졌다. 사실 등장했던 친구들이 무민에게 상냥하게 대한 것만은 아니다. 우울해하는 무민을 두고 모든 것을 겪어 봐야한다면서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겨울이 친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무민 스스로 우울함과 두려움을 겪으면서 깨쳐 나갔기 때문은 아닐까.


겨울은 지금의 현실, 무민을 바로 나로 빗대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밖은 위험하다고 주변에서는 이야기하고 혼자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무섭고 무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의 세상을 빗댄 이야기 ≪무민의 겨울≫는 아이, 어른 모두에게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이다.  


뜨거운 여름날, 겨울을 배경으로 낯선 세계를 대하는 나의 마음은 어떨지, 세상을 대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잠시나마 무민과 함께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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