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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디블 가족 - 2029년~2047년의 기록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평점 :

10년 후 중국이 세계패권을 장악한다면...
최강국 미국이 몇 년 후 최하국으로 되어가는 것을 상상해 보았나요?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통장에 있던 돈은 의미 없는 돈이 되어버린다면? 불과 10년 후 지금의 미래와 완전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는 가정 하에 ≪맨디블 가족≫은 생존을 고민한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했다. 2024년 인터넷 인프라가 마비되고 미국은 이로 인해 경제 시스템의 허점이 노출된다. 그리고 2029년, 미국은 경제를 포함한 세계 최강국 위치에서 멀어지고 달러의 가치는 끝도 없이 하락한다.
시대는 머지 않은 미래 2029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부분 미래를 배경으로 했을 때 로봇과 엄청 많은 신기술을 다룬 요소로 가득차 있는데 이번 책은 경제를 주로 다룬다는 점에서 특이할만하다. 특히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미국이 망해간다는 가정은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p.75
“에이, 그럼 달러가 방코르로 바뀐 것뿐이네요. 신(新)IMF처럼. 그저 의미론에 불과한 거잖아요.”
“의미론만이 아니야. ‘신’이 붙은 건 이제 그 가맹국에 우리가 포함 되지 않는다는 뜻이야.”
카터는 기겁했다.
“뭐라고요? 그렇게 갑자기! 그럼 달러 가치는 0이에요?”
미국이 망해가는 이유 중에 바로 중국과 러시아가 배후에 있다. 달러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미국은 경제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는데 새로운 기축통화 ‘방코르’를 내세운 금융쿠데타에 의해 휘청거리게 된다,
p.368
“게다가 우린 언젠가 죽어요. 내가 이 세상에 없으면 누가 내 작품을 읽는지 신경 쓰지도 않겠죠. 심지어 내가 살아 있을 때 누가 그 책을 읽었는지의 여부도 상관하지 않게 돼요. 그게 비존재의 좋은 점이죠. 사실 그냥 상관하지 않는게 아니에요. 여전히 느낄 수 있지만 심드렁해지는 게 아니라고요.”
맨디블 가족은 유산을 받을 것을 기대하고 살아갔지만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맨디블 가족도 여느 집안과 같아지고 특별할 것이 없게 된다. 이처럼 서민의 삶도 일변하게 되고 삶의 가치 역시 바뀌게 된다.
p.575
“당연히 이 모든 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어야 해. 사회적으로는 쉽지. 경제적으로는? 좀 까다로워. 그래서 국가는 돈을 이리저리 옮기기 시작하는거야. 여기 공평성 조금, 저기도 공평성 조금. 하지만 화물창에 짐을 실을 때처럼 짐 가방들을 계속 좌우로 옮겨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배가 자꾸 이쪽저쪽으로 기울거든. 결국 사회민주주의는 똑같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지.”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우리나라가 수출입이 많은 경제 특성상 원화 가치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화폐 전쟁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각 국의 화폐 가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경제 전략 는 중요하다. 경제가 망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이 때 정부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가상 상황을 통해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