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그렇게 말해요? - 함부로 말하는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당신을 위한 대화의 기술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강민경 옮김 / 가나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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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막말을 들었을 때는 당황하고 분해서 어버버 하다가,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그때, 그렇게 말해줄걸!" 하고 이불을 뻥뻥 발로 차는 분들. 시비를 듣자 마자 버럭 화내고 분해하며 소리질러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한테 "왜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네가 좀 참아." 가해자 취급 받아서 속상했던 분들. 그런 사람들에게 세련되게 막말하는 상대방의 코를 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16가지 막말 대응 전략의 실용서가 여기 있다. 함부로 시비를 걸거나 무례하게 나를 지적하고, 비꼬는 말을 던져서 화내는 사람만 민망해지게 만드는 '프로 막말러'들에게 우아하게 복수해주고 싶다면, 독일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바바라 베르크한의 조언을 들어보자.

난 어릴 때부터 어디 가서 말로 싸움이 나면 져본 적이 없고 ㅋㅋㅋ 비아냥거리기도 잘하고, 논리적으로 따져들기도 잘해서 사실 막말을 듣고 억울했던 적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실력을 살려서 요즘도 종종 인터넷에서 키보드 배틀을 뜨고는 하는 키보드 워리어니까 (..)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재수없게 반격하고 말싸움의 승기를 단단히 쥘 수 있을까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됐다. 그런 조금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나에게도 꽤 도움이 됐다. 


어쩔 수 없이 사회생활하면서 만나게 되는 재수없는 막말러들에게 무조건 화를 내고 따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저쪽에서 막말을 하는데도 나는 같이 화낼 수 없는 관계일 때, 웃으면서 유머로 상황을 반전시키고 짧은 대답으로 상대를 벙찌게 만드는 '우아한 맞말 대응 전략'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도움이 됐다. 예를 들자면, 비꼬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사람의 돌려 먹이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서 기분이 나빠질 필요가 없다. 눈치없게 뻔뻔한 척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대응 전략이다. "아주 신수가 좋네? 요새 일이 아주 잘 풀리나봐?" 이런 식의 얘기를 들으면, 맥락이나 그 사람의 몸짓 언어가 분명하게 나를 비꼬고 있더라도, "네, 맞아요. 요즘 하는 거마다 그럭저럭 다 잘되가고 있거든요."하고 그 언어를 있는 그대로 해석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비꼬는 말을 들어서 필터링을 거쳐 본래의 의도를 알아채서 기분이 나빠지는 것보다 더 나에게 좋고, 자신의 공격이 멋지게 빗나가버리는 것이니 당황하는 상대방을 보는 것도 역시 내가 대화의 우위에 설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원투 펀치를 날려오는 사람에게 시원하게 카운터 펀치를 때리는 방법보다는, 자칫 험악해질수도 있는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고 대화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대응 전략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는 연습 문제, 실전 문제, 나를 위한 맞춤형 대답 만들기 솔루션까지 제시한다. 이것보다 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실용서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이대로만 연습하고 대화의 기술을 갈고 닦으면, 암만 무례하고 까다로운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웃으면서 내 맘대로 화제를 전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짧은 대답, "어쩌라고?"의 마인드를 깊이 되새기고 가끔은 나에게 날라오는 언어의 화살을 무시하고 공중에 흩어지도록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도 하나의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책이 정말 재밌고 유머러스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머다. 재밌는 사람은 공격적인 사람을 이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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