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흑학 - 승자의 역사를 만드는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 ㅣ Wisdom Classic 3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후흑학 -
승자의 역사를 만드는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 (신동준 지음)
막 중국여행서 돌아왔고 그 여행에서 새삼 중국은 대국이로구나라는 생각에 인상이 깊었던지라 이 책을 발견했을때 고민없이 선택했다. 오늘날의 중국뿐 아니라 중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은 청초말 기서로 평가된 이종오가 쓴 <후흑학>에 신동준이 해석과 함께 이를 증명할 풍부한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한자들이 자주 출몰하지만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잘 읽힌다.
이정오는 어느날 깨닫게 된다.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왕후장상과 영웅호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두껍고 (厚 후), 속이 시커먼 (黑흑) ' 厚黑(후흑)의 달인이었음을 말이다. 다만 승리한 역사의 힘으로 영웅들로 미화되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면밀이 연구하여 후흑학이란 결론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차마 입으로는 꺼내지 못할 그러나 무릅을치며 옳다구나 할 생각이 아닐 수 없다. 후흑의 존재를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정리하는 그 자체가 바로 중국인 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비단 후흑의 달인은 전세계이 있지만 말이다.
후흑학은 현대중국이 G2라는 위치에오른 비결이요 수천년간 중국의 통치술의 요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청말의 저서지만 후흑술은 한비자의 성악설에 기초하며 불가의 공空과 도가의 도道의 개념에서 해법을 제시한다. 서양놈들 일본놈들 하나같이 중국을 노리고 있을때 맹자와 주희 등의 성리학자들이 역설한 의義와 이理의 이념을 고집하는 것은 헛소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독교인으로 개종하여 모택동이 깨우치고 회개하기를 밤마다 기도했던 장개석이야기를 모택동과 비교하여 설명한다. 우리가 모두 알 고 있듯이 승리의 역사는 모택동이였다.
후흑학은 난세에 필요한 학문이란다. 소인배가 득세하는 무도한 세상에서 정도니 의리니 떠들면 소인배들의 미움을 사 목숨을 잃기 십상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사례를 들었지만 그중에서 우리가 익히 알 고 있는 대원군도 그에 해당된다. 대원군이 득세한 외척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동네 바보형 하며 살아남은것도 고도의 후흑술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의 뻔뻔하기 그지없고 속이 시커먼 종족들중에 정치인들이 있다. 그들을 후흑학의 입장에서 보면 달인이신 게다!) 중국에 개혁개방을 주장한 등소평 또한 후흑의 달인인 이유가 소개된다. 그가 주장한 ‘백묘흑묘론白猫黑猫’ 도 결국 후흑학에 수렴되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자신의 출세를 위해 몸을 낮추고, 여러개의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후흑술은 비루해 보일 수 있다. 그런 인간은 사회에서 참으로 비루하고 매력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책에서 주장하는 후흑은 개인의 출세와 영달을 위한 처세술 따위가 아니라고 한다. 서양과 중국에서 중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청말에 지금은 이 굴욕을 참고 속내를 숨여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후에 힘을길러 설욕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후흑구국을 주장한다. 잠시 최대빈국이었던 중국은 지금 어떤가? 모두가 인정하는 바 G2 등급의 대국이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 지도자들은 아직 100년은 더 칼의 빛을 숨겨야한다고 주장한단다...후흑을 도모해야한다는 뜻인데, 오바마의 후흑술에 당해 졸지에 세상에 G2로 인지되면서 부터하는 주장이란다. (오바마 후흑술은 책을 참고하시라.) 한국을 잠시 돌아보게되었다. 아니 내 인생을...
조금은 중국인을 알게된것 같고.. 또 조금은 세상을 이해한것 같다. 비루해도 개인적으로 후흑술 연마를 추천한다. 저자가 보기에 도연명은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고자 속세를 떠났지만 먹고살기위해 평생 밭을 갈아야 했다. 마치 귀농하면 주말마다 정원에서 삼겹살을 구울것이라는 꿈른 실제로 꿈이듯 ... 귀거래사는 그의 글에만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속세에서 귀거래라이프를 즐기는 상책( 여기선 대은大隠으로 표현)이 후흑술이라고 한다. 뭐... 쉬운 방법은 아니디만.... 여튼 생각을 바꾸게해 준 의미있고 좋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