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스캔들 - 내 심장은 그댈 향해 뛰고 있소
홍지화 지음 / 작가와비평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아, 그들이 그토록 수 많은 염문을 뿌리고 다녔을 줄이야! 임자있는 여인네들은 왜그리도 좋아하였는지.... 위대한 글을 남긴 대문호들 답게 사랑역시 특별하고 위대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이들이 있는반면 눈만 마주쳤다하면 사랑에 빠져버린 연애의 고수들도 있었다.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부인을 버젓이 두고도 여행지에서 만난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모임에서 만난 여인과 첫눈에 반하고 친구의 손녀를 사랑하는 지경까지 이른 남자여~! 70세가 넘어서도 끓어넘치던 사랑에 대한 열정을 누가 말리오리까.

 

도스토옙스키, 괴테, 단테, 에드거 앨런 포 등 그 이름만 들어도 감동스러운 이들은 어떤 사랑을 했을지 쉬이 상상되지 않았다. 책 소개를 보며 그들이 주고받은 연애편지나 시를 읽고 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가 만일 신이라면, / 대지를, 일렁이는 대기를, / 천사들을, 내 법 앞에 복종한 악마들을, / 드넓은 심부를 지닌 깊은 카오스를, / 영원을, 공간을, 하늘을, 온 누리를 내주리라. / 그대의 한 차례 키스를 얻기 위해!   p.37]

이런 시를 받고 어느 여인인들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책 속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인물은 천재들이 사랑한 그녀 '루 살로메' 였다. 같은 여자여서인지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까지 멋진 연하의 사랑을 받다 눈을 감은 이 여성의 삶이 정말 위대해보였다. 그녀는 언제나 당찼으며 모든 작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지식에 대한 탐구를 하게 만들었으며 깊은 애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에도 남자들은 그녀를 못잊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런가 하면 최초의 계약커플인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페미니즘의 대모로 불리우며 여성해방운동을 부르짖던 지성으로 충만한 보부아르가 사르트르의 그늘아래서 벗어나질 못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계약결혼은 말 그대로 이름만 결혼 이었다. 각자의 공간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나갔고 연애또한 자유로웠다. 제자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며 서로가 서로의 연인을 탐하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충격적인 연애행각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끝없는 지적탐구를 멈추지 않았고 서로에게 더없는 조언가이자 동반자였다.

 

위고가 보여준 어지러울만큼 다양한 연애사를 보고 기겁하기도 하고, 애너벨 리에 대한가슴절절하고도 아름다운 시를 남긴 에드거 앨런 포의 사랑을 엿보면서는 그의 불우했던 삶에대한 애처로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책 속에선 이들의 사랑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그들이 남긴 연애편지와 시를 함께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가슴 오글거릴만큼 느끼한 단어와 표현들도 그들이 하니 그저 달콤하고 애잔하게만 느껴지니 달리 거장들이 아닌가보다. 그토록 위대한 사랑을 했기에 오늘날까지도 읽히도 또 읽히며 많은이들의 가슴속에 남는 글을 남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사랑을 해보지못한 사람이 어찌 문학을 논할 수 있단말인가! 거장들의 사랑을 엿보았더니 오늘 밤 그들이 남긴 글을 오래도록 읽고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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