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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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오두막]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이었다.




거대한 슬픔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분노, 좌절, 치욕, 절망, 무기력, 고통,  눈물, 아픔과 같은 형태로 말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세상에 이런 일은 나만 겪는 것 같은 좌절감. 왜 하필 그것이 나인지 누군가를 끝없이 원망하고, 나 자신조차 미워했었다. 왜 그땐 자신 있게 나서지 못했을까 용감하질 못했을까 하는 후회와 그 기억이 나를 괴롭혔다. 맥 역시도 그러했으리라 생각된다. 유년시절의 끔찍한 기억에서 겨우 도망쳐 평화로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덮친 거대한 슬픔. 맥에겐 행복해질 기회가 없단 뜻일까. 맥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신은 과연 있는 것일까. 신이 있다면 맥은 버림받은 건가. 맥을 이해한다. 그의 손가락 끝 마디마디까지 스며든 그 기분을 이해한다. 황량했으리라. 거대한 슬픔에 짓눌려 일어서는 것이 힘들었으리라.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두막]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을 믿어요.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 뻗어져 나오는 따스함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어깨를 감싸주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 멋지게 일어날 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위로의 말을 해주고, 용기의 말을 해준 사람. 사랑의 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 맥은 수십 번도 더 의문을 품었었다. 수많은 사람이 찬양하는 그분은, 성스러운 그분은 맥이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 일으켜 주지 않았고 그것도 부족했던지 미시를 빼앗아갔다. 케이트는 어찌하고 있는가. 입을 다물지 않았던가. 과연 그것이 그분의 사랑일까? 아니라고 생각해도 불쑥 불쑥 찾아드는 의구심이 맥을 괴롭혔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눈물겹다. 안다. 이미 받아버린 상처에 누군가 들어오려 해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외면해 버릴 때도 있고, 반감이 들기도 한다는 것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내 가슴에 노크를 하는 그 누군가의 힘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용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용서 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이 받아지지 않는다면 말로 괜찮다. 나는 너를 용서한다. 할지라도 아닌 것이다. 그것도 거대한 슬픔의 진원지인 오두막에서. 떠올리기도 싫은 비극이 일어난 그곳에서 용서를 비는 사람도 없는데 마음으로 용서를 해 준다는 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가끔 뉴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뉴스를 접하곤 한다.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바르지 못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지탄받는 상대에게도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 사람의 안녕을 말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왜? 라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던 기사였다. [오두막]을 보고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맥은 용서한다. 그리고 그 자신의 상처도 치유한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 화해, 자유. 그것에 충분했으리라.




나는 종교인이 아니다. 때문에 책 속에 등장하는 그분의 존재는 내게 달가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보지 않아도 훤한 이야기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편견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분은 내가 교회에 다니지 않아도, 두꺼운 성경책을 읽지 않아도 나를 보듬어주셨다. 윌리엄 폴 영이라는 멋진 작가와 맥을 보내주심으로서. 누가 볼까 누가 들을까 혼자서 숨기고 담았던 가슴 속 깊은 곳의 오두막에 신비로운 변화가 생겼음을 느낀다. 책을 읽었을 때 보다 서평을 쓰면서 더 울컥했다. 쓰러져가던 오두막에 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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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여우의 사랑해도 될까요?
임영란 지음 / 한솜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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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여우의 사랑해도 될까요?] 뭔가 공감이 있을 것 같아 읽게 된 책이다. 내세우고 있는 책의 제목보다는 ‘21살 연상의 남자를 사랑하는’이라는 문구에 더 끌렸었다. 그건 내가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와의 나이차가 좀 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느낌은 글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사실 조금 막막하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담담한 이야기다. 그래 책 표지에 있는 것처럼 일기가 맞는 것 같다. 그것에서 나는 무얼 기대했던 것일까?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것이겠지만 21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사랑해서 결혼했다라고 하면 무언가 간절하고 애절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그런 스토리를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책은 내 기대를 배반했다. 분명 뭐? 하고 되돌아볼만한 사실인데 밋밋하다. 모든 일이 착착착 맞아떨어진다. 생활도, 직업도, 결혼도. '정말로 죽고 못살게 사랑해서'라는 느낌이 부족하다. 물론 어떤 사건이 본인에겐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일이었을 수도, 드라마틱한 일일수도 있었겠으나 독자 입장에선 순조롭기 그지없다. 사실을 쓰다 보니 작가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려 했으나, 같은 사실이라도 전달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아드리는 데에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떠올리면 딱히 칭찬의 시선을 건네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참 아쉽다.

일기를 쭉 써오고, 하루하루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던지라 나중에 나이 한 60 정도 되면 내 이야기를 담담히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작가 자신의 꿈인 ‘글을 쓰는 것’을 이루어낸 모습은 부럽다. 그걸로 만족하고 끝이라면 몰라도 이 책을 낸 작가가 또 다른 작품 활동을 할 계획이라면 이 책을 초석삼아 더욱이 독자의 공감을 사면서 탄력 있는 이야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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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말의 힘 - 어떤 사람도 마음을 열게 하는
할 어반 지음, 박정길 옮김 / 엘도라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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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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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비밀 - 닌텐도 성공 신화의 비밀
데이비드 셰프 지음, 권희정 외 옮김 / 이레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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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그것은 무엇일까?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최고의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선물이며 20대 이후의 성인들에게도 폼나는 MUST HAVE ITEM. 각종 경품 행사의 상품으로 빠지지 않는. 심지어 대통령도 언급한 닌텐도는 도대체 무엇일까? 2004년 대한민국에 상륙하여 2009년 현재까지도 열렬한 환호와 지지속에 성장하고 있는 게임기. 이쯤이니 [닌텐도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았을때 무의식중에 손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닌텐도'라는 이름이 요즘 누구나 들고다니는 그 직사각형 박스를 의미하는 고유명사처럼 인식이 되어서 그것이 회사 이름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보통 생각하는 게임기 닌텐도는 닌텐도DS, 닌텐도DS 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발매되고 있고 닌텐도는 회사 그 자체 이름이란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겨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닌텐도가 창립되었을 때엔 수공예 화투를 만들던 회사였다는것이 믿어지는가? 그것 뿐만이 아니라 러브호텔, 물, 택시 등등에 관한 다양한 시도를 했었다고 하면 믿어지는가? 모두가 의아해 할 만한 역사도 있는 닌텐도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책이라 생각된다.(이 부분은 매우 간단히 나오지만;)




게임 이야기, 슈퍼마리오가 탄생하게 된 배경, 그 시점에서의 상황들, 닌텐도 시연대, 닌텐도 잡지와 같은 가정용 게임기, 휴대용 게임기로  성장해 가는 닌텐도의 모습과 그 구성원들의 모습, 세계 시장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 경쟁사 속에서의 닌텐도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닌텐도를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 한 회사의 이야기를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담아낸다는 것은 분명히 멋지고 대단한 일이다. 그래서 [닌텐도의 비밀]이 가치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도 닌텐도는 신화로 더 두꺼워질 것이라 생각된다.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인상깊었던 닌텐도의 비밀 하나를 적어보자면 (아마 ... 마케팅에 관한 부분에 나왔던 이야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닌텐도는 경제 불황이었던 미국으로의 진출을 앞두고도 그 나라의 시장상황보다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모두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것이 닌텐도의 비밀 베스트오브 베스트에 들지 않을까? 사람에, 인간에 기초한 닌텐도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여러 면의 닌텐도를 보았지만 책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내가 아는 것은 닌텐도 DS와 닌텐도 WII 밖에 없는데 다른 사람들도 사정은 비슷하리라 본다. 하지만 그 부분을 다룬 책은 아니라는 것. 닌텐도 전체를 보는 책이기 때문에(그래서 책의 부피도 늘어났겠지만) 닌텐도를 정말 애정하지 않고서는 다소 지루한 역사책을 보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이 책은 게임 공략 집도 아니고, 현재 판매되는 닌텐도 DS와 닌텐도 WII의 홍보책자가 아니라 당연한 것일수도 있지만 ^^; 대신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한번쯤은 읽고 지나가도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닌텐도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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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상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1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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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상, 하권의 [경관의 피]를 보았을 때 선뜻 손을 건네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책이라면 집히는 대로 집어들기는 하지만 호흡이 긴 장편 소설이라는 점, 게다가 그 장르가 미스테리 물이라는 점, 모르는 작가와 번역가라는 점 등이 스타카토. 즉 끊어치기를 해야하는 나의 개인 사정 상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내 경우에 평소 에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을 자주 봐 왔던지라 일본 경찰 조직에 관한 이해가 쉬웠고, 배경이 되는 지역명이 현재의 명칭과 동일한 데다가 실제 가 본 곳이었기에 그 모습을 그려가며 볼 수 있어서 신났다. 내용도 추리를 해야하는 심각한 상황을 그리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경찰과 관련된(그것도 삼대가 경찰인 이야기를 !) 내용이라니, 머리아프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건 아니라고.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경관의 피]는 안조 세이지, 안조 다미오, 안조 가즈야의 순서로 삼대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안도 세이지가 경찰이 되는 그 상황이 굉장한 복선 역할을 했단 생각이 든다. 물론 그것이 복선일 것이란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1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도, 2권을 한창 읽을때도. 하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뭔가 대단한 발단의 시점이 없었으면 안도 세이지의 역할은 그냥 1대 경찰관으로서 끝난거였지 그렇게 지면을 할애할 필요는 없었겠다. 흠 뭐 어쨋든. 경찰관이라는 긍지. 즉 몸 속 깊숙히 흐르고 있는 경관의 피 그 속에서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용인될 수 있는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들의 역할인지에 대한 깊은 물음을 안겨준 책이다.
사사키 조의 작품이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 처음이었지 일본에서 그는 이미 많은 작품 활동을 했고 또 그 작품들이 드라마 화 되는 등 대중성을 갖추고 있었다. 이번 [경관의 피]를 시작으로 사사키 조의 다른 작품들도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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