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한 권이라도 접해본 독자들은

그의 흡입력 있는 작품에

빠져본 경험이 있을텐데요.

하루키의 문장이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좀 더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책입니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어렸을 때 우연히 오빠의 책장에 꽂혀 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이었는데요. 그 땐 그냥 오빠가 '하루키'란 작가의 책을 좋아하나보다. 라고만 생각했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 이후, 하루키의 문장을 처음 접한 건 <1Q84> 를 통해서였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읽어보았지만, 1Q84는 뭐지? 일단 세계적인 작가의 책이라 충분한 이슈거리가 되었고, 저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에 이끌려던 것 같습니다.

<1Q84>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제가 그렇게 단숨에 그 작품을 읽을 수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 때 느꼈습니다. 저같이 책을 평소에 많이 읽지 않는 사람도 이렇게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 작가라면, 그 작가만이 가진 탤런트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요. <1Q84>에서 이 작가의 매력을 느낀 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해변의 카프카> 등의 하루키 작품을 접하였습니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를 인터넷 서점에서 보았을 때, 문득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매력적인 글을 쓰고 싶다. 한 번 나도 따라해볼까?' 아니나 다를까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런 부분이 등장합니다.

하루키는 고교 시절, 영어를 너무 못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영문 페이퍼백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영어 실력을 키웠다고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하루키는 문장력을 확실하게 키웠을 뿐만 아니라 문학적 지식이나 소설을 쓸 때 필요한 노하우도 얻게 된다. 이 책은 '좋아하는 한 작가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배우는 새로운 문장력 향상법에 관한 책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목차를 보면 넘버링을 해 하루키의 47가지 규칙을 간략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1번부터 읽어도 되지만, 독자가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을 수도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키는 본인의 작품 내에서 다양한 음악을 스토리 라인 안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하루키가 "색"을 작품 속에서 활용하는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색은 각각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심리나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 색이 가진 이미지뿐만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색은 변화하고 소멸되는 사물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 등장하는 나고야에 사는 5명의 친한 친구는 빨강, 파랑, 하양, 검정이라는 색으로 서로를 불렀지만 유일하게 주인공인 다자키 쓰쿠루만 이름에 색을 의미하는 한자가 없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파란색은 하늘, 바다, 물과 같은 자연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내향적, 지성, 슬픔, 우울과 같은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고보니 이 책의 표지도 파란색과 하얀색의 조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때는 술을 이용하면 아주 편리하다.

이야기의 전개가 어려울 때는 일단 등장인물에게 술을 마시게 해본다.

p145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도 술을 마시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데, 이런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작품 속 상황에 쉽게 번져가게 하는 마력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 실려있는 부분만 읽고 있어도 맥주 한 캔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

술과 음악, 색깔과 같은 장치 이외에도 많은 요소들이 있었어요. 구체적인 '연도'를 사용한다든가. '장소'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한다든가. 구체적인 숫자를 사용한다든가. 하루키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아아~ 이랬었지.' 하면서 되새김질을 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저도 하루키 작품을 많이 읽은 건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작품들을 상기시키면서 공감할 수 있었거든요. 하루키의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 골라 읽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각 챕터마다 소설 속 대사나 장면들을 발췌해서 실어 놓았기 때문에 분명 읽고 싶어지는 책 들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

저는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가장 읽고 싶어졌어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의식한 오마주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하는데요. 도쿄의 지하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라고 합니다. 하루키가 상상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아서 궁금해지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구매한 <노르웨이 숲>입니다. 구매한 지는 오래 되었지만 이상하게 이 책과 인연이 깊지 않은지 책장을 중간에 자꾸만 덮게 되었어요. 일단 이 두 책을 다시 음미하고 나서 하루키의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네요.


하루키의 작품들에 대해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계신 분 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리뷰였습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