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렇게 화냈어야 했는데! -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화내는 33가지 방법
가타다 다마미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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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렇게 화냈어야했는데!

사람들 중 이 제목을 읽고 보이는 반응은 분명하게 두 케이스로 나뉘어지리라 본다. ‘왜 화를 못 내? 그냥 말 하면 되잖아. 왜 그걸 못하지?’ 이 부류와 ‘와... 저거 내 이야기인가?’ 하며 화를 내고 싶었지만 못 냈던 상황을 연상하는 부류이다.

물론 나는 후자의 입장이라 이 책의 내용을 구구절절 공감했지만, 전자의 입장에선 이 책의 내용에 공감이라기보단 비판을 할 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사례들을 제시하며 화 나게 만드는 사람들의 유형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적절한 반응 사례도 보여준다. 전자의 입장에선 ‘그럼 그렇게 말 안 하면 어떻게 말해? 그렇게 말해야 사람들이 알아듣지.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들이 제일 싫어.’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다. 아마 읽다가 덮어버릴 수도 있겠지.

본 도서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정신 분석적 관점에서 범죄 심리와 마음의 병을 연구하고 있는 분이시다. 아마 정신과 의사로서 화를 내지 못한 사람들을 마주하시며 들으신 케이스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으셨으리라 생각한다.

요령만 익힌다면 간단하게, 게다가 자기혐오에 빠지는 일 없이 분노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화내야 할 타이밍을 놓쳐서 울화가 치미는 일도 줄어들고 스트레스도 감소한다.

P9

책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요령만 익힌다면... 그래 난 저 요령을 익히는 것이 30년째 살아왔지만 너무 어렵다. 때론 난 왜 이런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 못한 것인가? 스스로를 원망할 때도 있을 정도로.







저자는 그 요령들을 소개하기 전 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제시한다.

쾌락원칙 : 인간이 쾌감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며 본능적인 충동에 따라 즉각적, 직접적으로 만족을 얻으려 하는 심리 상태. 분노를 느낀 그대로 표명함으로써 기분을 푸는 것

현실원칙 : 현실과의 적합성을 위해 설령 불쾌했더라도 상황에 따라 쾌락원칙으루봉인하고 현실을 따르려 하는 심리 상태.

P26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는 항상 현실원칙이 압도적으로 내 마음을 지배한다.

저자는 분노유발자 유형을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1. 이득형 :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형태

2. 자기애형 : 자신의 우위성을 확립하려는 형태

3. 선망형 : 자신보다 성공을 거둔 사람을 용납 못하는 형태

4. 부인형 :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려는 형

5. 치환형 : 본래 분노를 느낀 원인을 자신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발산하기 쉬운 다른 사람에게 분노를 분출하는 형

나에게 이 분류가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바로 나도 치환형에 속하면서, 내 주변 다른 분노 유발자들도 다섯 가지 유형 안에서 대략적인 분류가 가능했다.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화내지 않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분노 공포증' 때문이다. 분노를 드러냈을 때의 리스크를 과대평가한 나머지 화내는 것을 두려워해 꾹 참기만 하는 것을 '분노 공포증'이라고 한다.

p 37

아,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을 알아가는 가 싶다. 나는 화가 나야할 상황에서 그냥 그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이게 화를 내도 될 상황인지 사실 파악이 안 된다. 시간이 지나서 다른 사람과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곱씹어 생각해보면 내가 화를 내거나 내 의사를 표현해도 되는 상황에 속하더라. 이렇게 내가 표현을 못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일단 화를 내거나, 그에 준하는 감정 표현을 했을 때 다가올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공포인 것이다. 이렇게 꾹 참는 것의 무서움을 저자는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뒷 장에서 설명한다.

감정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다. 당신이 이런 감정을 갖기로 결정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정신 분석에서도 '억압된 것은 회귀한다.(Return to the repressed.)'라고 말한다. 이것은 프로이트가 제창한 개념인데, 억압된 감정은 반드시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감정은 무의식중에 솟아나는 것이며 의지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때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인간인 이상 당연히 느끼는 것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분노라는 감정이 있기에 부당한 대우나 모욕에 맞서 싸우려 하는 것이다.

p40

이 부분을 읽고도 나는 계속 내 감정을 억압하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억압된 감정은 반드시 다른 어떠한 형태로 나타난다는데,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어떤 질병으로 나타날 지도 모르는 것이다. 질병 소유자로서 더더욱 나는 더 이상의 질병을 내 몸에 지니고 살아가고 싶지 않다. 내 감정을 내가 들으려 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면 그 누가 내 감정을 읽어주려 하겠는가? 남들을 돌보기 전에 나를 먼저 돌보는 내가 되고 싶다.

아무리해도 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저자가 그 분노유발자, 화를 유발하는 자들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이제 어떤 과중한 업무나, 지시를 받았을 때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지 감이 왔다. 그리고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제일 큰 변화라고 한다면 이제 나도 나 자신을 돌보는 일에 더 앞장서지, 타인의 기분에 지나치게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센시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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