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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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사진에 새겨진 이야기"와 "EBS 세계테마기행 스리랑카 편과 인도 편에 출연"이라는 글귀에 아름답고 진기한 인물이나 풍경 사진을 무한정으로 즐기면서 색다른 이국적인 문화와 필름 사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기대치와는 많이 달라서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을 받지 못해서 유감이다. 물론 힐끗 보기에도 잘 찍긴 찍은 것 같은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같이 들어 있는 글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연결이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 어디 혹은 누구라는 정도의 알림이 사진에 있었더라면 멋지다는 느낌이 배가되었을 터이고 보는 즐거움에 바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사진의 이해도 잘 안되는 와중에 사진과 완전히 동떨어진 글 내용이 연관 지워지지도 않아서 글 그 자체도 이해가 잘 안된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도 글도 어느 하나 가슴에 와닿는 그 무언가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사진이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하는 바람은 나의 경우에는 채워주지 못할 것 같다. "또 하나의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찾아온 봄날에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앉을 수 있을까."로 아버지와 헤어질 시간을 두려워한다. 또 십 년 넘게 올해가 마지막이라면서 씨앗 마늘을 고르는 86세 노모에게서 왠지 이번엔 참말일 것 같아서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는 장면이 같은 처지라는 동질감이 들어서 그런지 감흥 없이 지루하게 읽어내려간 내용들뿐이지만 유독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나에게도 당연히 닥쳐올 일인데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내치고 있는 기분이다. 가슴이 먹먹해지며 어떻게 헤어질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을 해보게 한다. 매일 텃밭에서 주저앉아 잡초를 뽑아서 바지를 흙투성이로 만드는 노모에게 짜증으로 일관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누가 대신 걸어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하지만 보조 맞추어 함께 걸어갈 수는 있다. 마지막 걸음걸음은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해주고 싶다. 어렵겠지만 긍정적인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마음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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