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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무의식의 힘
존 바그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5월
평점 :
나의 책 읽기에 슬럼프가 온 게 확실하다. 먼저 읽는 속도가 떨어지고 읽기를 지속하는 시간도 짧아졌다. 이제는 책만 잡았다 하면 졸음이 찾아온다. 심지어 의지와는 상관없이 깜빡깜빡 졸았다가 깨는 경우도 빈번히 생긴다. 이런 실정이니 책 내용이 기억 속에 있을 리 만무하다. 안 그래도 책 내용의 이해와 기억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서평으로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더더욱 어렵고 하기 싫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책 읽기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뿌듯한 즐거움은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다. 책 읽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고 내용 이해를 조금도 하지 못하는 시간 낭비의 자책감만 생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가 나의 책 읽기 곡선에서 최소치이기를 바라면서 꾸역꾸역 마지막 506페이지를 넘겼다. "시험 준비를 위해 전혀 관심이 없는 주제를 공부하거나 책이나 신문에서 지루한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산만해지고, 우리는 그저 펼쳐진 면을 노려보면서 기계적으로 책장을 넘기지만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이 다른 무언가에 가 있기 때문이다." 내용만 보면 현재의 나의 독서의 모습과 아주 비슷하여 나의 책 읽기 문제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아주 아쉽다. 마음이 가 있는 다른 무언가를 모두 미래에 관한 것, 중요하지만 충족되지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목표, 걱정스럽고 빨리 해내야 하는 일에 대한 무의식의 생각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나의 경우에 맞출 수가 없다. 생존과 종족보존의 진화와 안정 애착의 생애 초기에 의한 과거, 내집단과 외집단, 모방에 의한 현재, 목표와 욕구에 의한 미래의 심오한 힘인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이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수면 밑에서 무수하게 작용하는 무의식적 영향을 통제하고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배운다. 의도를 수행하는 시간과 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실행 의도와 규칙적이고 일상적인 장소와 시간에서 길들인 좋은 습관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기제에 가능한 많은 역할을 넘기는 자기조절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것이지만 유용하고 필요한 일을 생각 없이 할 수 있도록 실천하다 보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독서의 슬럼프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