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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평점 :
지역적 신뢰(소규모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사람들에게 향하는 신뢰), 제도적 신뢰(법원 등의 규제 기관과 기업 같은 기관과 중개인을 통하는 신뢰), 분산적 신뢰(개인들 사이에 수평으로 오가고 네트워크와 플랫폼과 시스템을 통해 가능한 신뢰) 등이 있다고 한다. "제도적 신뢰가 체계적으로 약화되고 좋든 싫든 분산적 신뢰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호한 회색 지대에 있다."라는 말처럼 지금 우리는 혼돈과 혼란의 문턱에 서 있다고 한다.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도 거래가 성사되고 낯선 사람들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마윈의 알리바바, 주택 공유의 에어비앤비, 차량 공유의 우버의 예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활동(상호 평가)의 효과를 분명히 알게 된다. 분산적 신뢰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차별과 절도, 살인 등 부정적, 파괴적인 면도 있음을 보면서 선과 악은 인간의 손에 달렸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새로운 개념에 대한 신뢰와 플랫폼에 대한 신뢰 그리고 타인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과 신뢰를 잃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창고 하나 없이 중국 최대의 부자가 되고, 건물도 없이 공유 숙박업을 그리고 차량도 없이 공유 운수업을 플랫폼으로 연관 지어서 생각해내는 사람들의 창의성이 부럽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개념을 이해시키고 활성화시키는데 필수 요건인 신뢰를 인증과 상호 평가라는 단순한 대책만으로도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은 곰곰이 되짚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상상으로 이미 경험한 인공지능의 지능 폭발의 결과로 맞이할 수도 있는 디스토피아의 삶에 대한 두려움도 생긴다. 더구나 중국이 실시하려고 한다는 사회 신용 제도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심한 거부감이 생긴다. 국가의 결국은 몇몇 사람들의 감시와 통제 속에서 꼼짝도 못하는 노예생활은 상상도 하기 싫다. 인공지능이 인류 최후의 발명품이 되는 순간이 되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생각지 않겠다. 인공지능이든 사람이든 인간을 조종이나 지배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다수의 인간이 주가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임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