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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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경험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교조 관련자여서 그런지 글쓰기 내용과 관련 없는 세상비판과 같은 글들을 군데군데 써놓아서 지식을 쌓는다는 재미와 기쁨의 크기가 훨씬 감소하고 기분까지 상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때의 기억이 남아서 그런지 교원 무엇에서 신문과 잡지에 글 쓰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에 마음을 비우고 큰 기대감 없이 책을 펼쳤던 것 같다. 차례를 보는데 일반적으로는 몇 장 몇 장 등으로 구분하는 것을 Moderato(모데라토 : 보통 빠르기로), Ritardando[리타르단도 : 점점 느리게, 다만 랄렌탄도(Rallentando : 점점 느리게 보다)는 약간 더 급격히], a tempo(아 템포 : 원래 빠르기로)로 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당연히 뜻을 모르고 있어서 사전을 찾아서 상식에 더하기를 하고 이것의 의미와 책의 내용의 연관성에 관심을 가졌지만, 우둔해서 그런지 지금도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름 휴가의 끝자락에 남한산성책에 반하고, 딸내미들과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오이도로 해물 칼국수를 먹으러 가는 이러한 개인적인 사소한 이야기에 나의 개인적인 힘을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그 당시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겠지만 초등학교 때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전기의 불빛을 경험하고, 티브이도 처음으로 보게 되고, 라면도 처음으로 먹어보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나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만들어 주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그런 시절, 처음으로 접해보는 신세계의 환상적인 놀라움이 나에게도 있었다. 갑자기 친근감과 궁금증이 밀려와 나이를 찾아보니 십여 년이나 차이가 난다. 그래도 이때부터 책 읽기가 호감으로 바뀐 것 같다. “우리의 딸에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우리 딸은 스스로의 선택과 판단에 따라 행복하게 자라야 한다... 혼자 헤쳐 나가기 힘든 일이 있을 때 옆에서 사랑과 용기를 줌으로써 이를 극복하게 도와줄 것이다.” 딸들을 사랑하는 절절한 마음을 전해 준다. 탄생부터 성장하는 모습을 마음을 담아 기록해주는 정성과 사랑하는 마음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달랑 사진 몇 장으로 그때 그 시절을 남기게 된 우리의 딸내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빠가 될 결심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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