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체 - 개정판
이규진 지음 / 하다(HadA)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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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체(破 깨뜨릴 파 涕 눈물 체)란 단어는 한자 그것도 부족하여 중국어, 일본어 사전까지 찾아볼 정도로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하였다. 추측건대 일반적으로 그렇게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 용어임이 분명한데 책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전에서 찾아보면 "눈물을 거둔다는 뜻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돌리어 생각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평화란 슬픔을 견뎌낸 후 비로소 얻는 기쁨이구나.... 슬픔을 견디는 힘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파체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사랑을 합니다. 그 사랑은 달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고난을 감내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눈물을 닦고 웃습니다." 책 마지막 부분의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제목을 파체로 한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 딸을 죽은 아들 대신으로 둔갑시켜 그것도 아주 유능한 남장 장수로 만들어 세상을 속이고, 정조 임금의 최측근이면서도 정조의 숨겨진 여자와 아들에게 가해를 하여 평생을 생이별하게 만들어서 주인공들을 얽히고설킨 슬픔의 고난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지척에 있는 자신의 여자와 아들을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고 정조 임금도 죽고, 비극을 만든  장본인은 자살하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기독교에 연루되어 죽음으로 세상을 떠난다. 모두의 비극적인 마지막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어느 누구 하나 마침내 웃기는커녕 눈물을 닦지도 못하는 것 같다. 소설을 바꾸고 싶다. 모든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죄는 개과천선으로, 악행은 역사의 실패 교훈으로 남기는 것으로 뜯어고치고 싶어진다. 모든 비극을 만든 장본인이 자살이 아니라 결자해지부터 시키고 싶다. 그리고 죗값에 대한 심판은 자살이 아닌 회개를 통한 개과천선으로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삶으로 하고 싶다. 지척에서 얼마든지 자신을 드러낼 수 있으므로 정조 임금의 여인과 아들은 죽음 전에 기쁨의 만남을 하게 만들고, 차 정빈과 유겸은 살려서 결혼을 시키고 그들의 유능한 능력을 우리의 잘못된 역사를 뒤집어엎을 수 있는 일을 시키고 싶다. 그때에 신분제를 타파하고, 상단을 발전시켜 무역과 개방 그리고 신문물 도입을 실시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였다면 지금의 우리의 슬픔은 아예 없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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