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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센티멘털
이종철 지음 / 어문학사 / 2018년 10월
평점 :
이 년의 중국 생활 중에는 상해는 기회가 닿지 않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이후에 경유지로서 하루 동안 머물렀지만 호텔과 공항만 오갔던 터여서 전혀 모르는 도시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루쉰 공원, 윤봉길 의사, 대한민국 임시정부, 조계지, 푸동의 마천루, 와이탄 등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은 건 티브이를 시청하면서 주워들은 탓일 것이다. 여전히 아름다움을 뿜고 있는 근대적인 서양식의 건물들이 있는 거리와 초고층에다 초현대식 빌딩이 있는 거리로 동서양이 융합되어 있고 과거와 현재도 서로 섞여 있는 모습도 인상에 남았지만 활기찬 사람들의 움직임과 맛있게만 보이는 다양한 먹거리들 그리고 마천루 빌딩들에서 보이는 휘황찬란한 야경은 더욱 보기가 좋았다. 아편 전쟁의 패배로 맺게 된 난징조약으로 강제 개항한 한적한 어촌이 지금의 상해가 되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는 치욕의 역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세계적인 도시가 된 지금으로 봐서는 잘 된 결과만 눈에 두드러지게 들어온다. 불모지에 세워진 그러나 안 좋은 기억일 수 있는 반 식민지 상태이었던 조계지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려서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고 개혁개방을 통하여 발전을 거듭하여 초현대적인 현재를 엮어낸 중국 사람들의 행동력에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 상해에서 3여 년간의 유학생활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역사, 기후, 명승지, 교통, 번화가, 음식, 교육 등등 온갖 것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물론 나의 잘못이겠지만 책 읽기로 정리가 안되는 것이다. 만약에 상해로 관광을 한다면 어떤 코스로 무엇을 타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을 건지 감을 잡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점이 남는다. 더하여 개인적인 관심사이지만 역사 내내 조공국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고, 둘 다 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우리는 마지막 조공국이었고 그래서 원치 않는 남북 분단에다 민족상잔까지 치러야 했던 우리의 지나온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해서 더욱 아쉽다. 이미 어느 순간에 G2의 위치에 올라서서 할 짓 안 할 짓 다 해대는 중국을 보면서 우리의 처지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