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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 ㅣ 경기문학 22
유재영 지음 / 테오리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주울 수 있는 모든 것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아서 눈 덩어리처럼 커지게 되고, 그 거짓말이 탄로 날까 항상 불안 초조한 생활을 해야 하고도 결국은 언젠가는 탄로가 나고 민망한 상황에 처하게 될 일이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거짓말은 시도조차 하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는 사람은 전혀 없고, 도합 9억 원이나 되는 5만 원권이 들어있는 음료수 상자 15개를 발견한다고 하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냥 못 본 채 지나치거나, 그대로 신고하고 포상금을 받거나, 아무도 모르게 슬쩍하거나 이 셋 중에서 못 본 채 지나치기는 절대 하지 않을 것 같고 신고하거나 슬쩍하기에서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슬쩍하고 나면 거짓말이 생기게 되고 눈덩이처럼 커져서 항상 불안 초조한 삶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도 쉽게 포기가 안되는 것은 아직도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쳐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속에 소설이지만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주운 돈으로 미국으로 도피여행을 갔다가 마약까지 슬쩍했다가 결국은 다 날리고 마는 권선징악에 박수를 보낸다. 아내가 고쳐준 것처럼 책을 줍고 노르웨이로 여행 갔다가 운석을 주었다면 그 결말도 행복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한다. 피땀어린 노력 없이 얻은 행운이 행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전형
수시전형, 일반전형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전형이라는 말의 뜻은 시험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어떤 한자로 되어 그 뜻이 되는지는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전형(銓衡) (저울질할 전, 저울대 형) : 인물의 됨됨이나 재능을 시험하여 뽑음." 덕분에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전형(銓衡)의 의미를 진정으로 알게 되어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대행이라는 것에서 시험이라는 뜻을 떠올렸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 난 지금까지도 전형(銓衡)이 혹시나 典型이나 다른 한자어는 아닌지 살짝 불안해지면서 헷갈리고 있다. 이력서 한 통으로 회사의 인재상에 맞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주는 작은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남이 만들어준 가짜의 나를 가지고 합격을 했다면 회사의 입장에서는 진짜가 합격은 하고 입사는 가짜가 하는 셈이 되므로 사기를 당한 것이 될 것이다. 얼마나 입사라는 게 어려운 시절이 되었으면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동정심도 잠시 일기는 하지만 거짓의 자기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데에 찬성의 표를 던질 수 없다. 수백 번 아니 그 이상일지라도 목표가 있으면 두드릴 것이고 그래도 아니면 다른 방법은 없는지 고민을 하면 반드시 문은 열리기 위해 달려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