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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평점 :
한자의 글자 구성에 담겨 있는 참된 의미를 통하여 글자의 뜻을 이해하고 그 뜻과 관련 있는 옛날이야기를 함께 익히므로 별개로 학습할 때보다는 조금은 더 손쉽게, 많지는 않지만 한자의 숙지와 인간 도리에 관한 인생의 지혜를 쌓을 수 있는 것 같다. 한자가 상형문자 이란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고 몇 개의 글자는 상형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대부분 의미를 알고 있는 60개의 한자 어느 하나도 진정한 어원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명을 보면서 ‘아하! 그래서 그런 뜻이구나!’를 몇 번 하고 나니까, 새로운 한자를 익히는데 이런 방식이 이해하고 기억하기가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것저것 따지고 생각해 본 결과 무조건 하늘 천 따지 식으로 외우는 것이랑 이렇게 조목조목 따져서 담긴 뜻을 이해하는 것이랑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 아직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에 대하여’에 恥치, 驕교, 改개, 諂첨, 賢현, 滿만, 錢전, 弘홍, 利이, 謙겸, 惑혹, 訥눌, 禮예의 13개 한자, ‘배려심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하여’에 辱욕, 嫌혐, 敵적, 傷상, 仁인, 恕서, 恩은, 傾경, 潔결, 責책, 和화, 義의, 惡오, 偏편의 14개 한자, ‘고단한 삶 앞에 흔들리는 나 자신에 대하여’에 善선, 思사, 明명, 完완, 益익, 悔회, 疑의, 靜정, 望망, 盛성, 警경, 容용, 安안, 哭곡, 苦고, 較교, 勝승, 智지, 貧빈의 19개 한자, ‘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에 寬관, 染염, 孝효, 寒한, 忠충, 惕척, 聽청, 信신, 樂락, 面면, 訓훈, 終종, 猜시, 難난의 14개 한자, 이렇게 도합 60자의 한자를 통하여 담긴 뜻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인간됨에 대해 고민하고, 인간의 도리에 대해 질문하고, 얼마나 인간답게 살고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 보통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망각하고 피와 땀의 결과를 너무나 손쉽게 얻으려고 했는가 보다. 다 알 것 같아서 넘어갔는데 지금에서야 다 까먹어 버렸다는 것을 알아채고 여기서나마 한 번이라도 더 그리고 나중에 뒤적일 때도 익힐 수 있게 하기 위해 한자와 한글을 기록하는 수고를 해보았다. 모든 것에서 대충 훑어가는 책 읽기의 이해 한 번으로는 기억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단 것과 더 많은 반복의 보고, 쓰고, 듣고, 읽기가 기억회로 형성에 필요함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