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장장 623 페이지의 끝 문장 인간이 된 거야.’까지 읽기를 마치면서 드디어 끝냈다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뿜어면서 순간순간마다 수시로 솟아오르는 거부감으로 몸서리를 치게 만든 녀석을 어찌 되었건 끝장을 본 나 자신에게 이겨내 준 데 대한 칭찬과 다소 힘들더라도 견디어내는 그 무엇이 아직은 내게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 데에 대하여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항상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던 SF 소설이라는 점 그리고 시간 여행이 연상되는 열다섯 번째의 삶이란 단어에서 상상 속의 새로운 지식도 쌓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 책 읽기이었는데 처음부터 생각 이상으로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고 그러다 내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자책감의 무거움 마음을 맛보기까지 하였다. 인내력의 싸움이었다. 내용이야 어떻게 되더라도 눈으로 읽기만이라도 끝내야지 하는 오기까지 생기게 되었다. 눈으로 보기에는 앙증스러운, 크기는 작지만 두께는 두꺼운 그리고 한 손으로는 다루기에는 다소 버거운 작은 책이 즐거움보다는 부정적 감정을 한 보따리 안겨주는 것 같다. 평소에도 다소 깊이가 있는 예로 철학을 다루는 책 읽기에서는 압박감의 느낌이 있었고 따라서 자주 중단되어 진도가 잘 안 나가게 되고 책 내용도 기억에 남지 않았었는데 소설 그것도 SF 소설에서 이 상황을 맛보게 되니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일견으로 떠오르는 생각으로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고 배배 꼬은 문장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한 원인으로 추측해본다. 이렇게 마음 없는 눈만의 책 읽기여서 그런지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감탄이나 배움의 기쁨 그리고 인간미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뿐만이 아니라 줄거리조차도 아른거리기만 한다. 부정적인 거를 하나 추가하자면 고문이나 살인이 너무 잔혹하게 사실화된 점하고 아주 심한 욕설이 그대로 표현된 점도 신경을 거스르게 하였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개인적으로는 아주 부정해 왔던 타임머신의 시간 여행이 아니라 부활 그것도 신생아로 다시 태어나서 계속되는 영생의 시간 여행이라는 발상도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빈센트에게 항상 당하기만 하던 해리가 죽음을 앞두고 쓴 편지의 자네가 졌어.“에서 와신상담의 감동과 권선징악의 쾌감을 맛보는 게 책 읽기의 소득일 것인데 이것을 실시간으로 맛보지 못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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