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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수전 ㅣ 에세이로 읽는 여성 서사 2
덕민화 외 지음, 여담문학회 기획 / 파란나무 / 2025년 8월
평점 :
<지금은 디톡스중>
귀하디 귀한 아들에 대한 사랑이 독소(toxin)가 되었다.
엄마의 사랑이 아들에게 독(toxic)한 사랑이 되고 있음을 알고 해독(detox)중이지만 작가님의 다음작품 '너르기 말띠 가시나들'를 읽고는 해독이 요연할 것 같아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우리 조상들은 귀한 자식에게는 매 한대를 더 주라고 했다는데 우리는 모두 귀한 자식에게 떡 하나를 더 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결혼이 귀해지고 아이가 귀해지면서 자식들은 더 귀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자식이 귀해지는 과정이 너무 선명하여 마음이 뭉클하고 아프다.
엄마가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무섭게 기어와 엄마의 옷섶을 헤치던, 밤마다 엄마의 얼굴을 더듬으며 엄마의 얼굴을 저장했을, 가닐가닐한 작은 손이 보이는 것 같다.
떡 하나를 더 주며 그 귀여운 손들을 품안에만 넣어 두고 싶은거다.
그러나 자식은 되돌아올 때마다 적당히 매 한대를 쳐 가며 훨훨 날려주어야 날 수있다.
날수 있되 다시 돌아 올수 있도록 완급조절은 필수조건이다. 작가님의 디톡스 과정을 응원한다!
<코끼리 바위앞에서 나를 본다>
어쩌면 지구 탄생 때부터 그 자리에 있었을것 같은 고향마을 바닷가 코끼리 바위를 어릴 적 그곳에서 사는 동안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가 예순이 넘어 성인이 되고서야 그 모습이 들어왔다. 오히려 침식작용의 시간이 더 길어지며 그 모습은 분명해졌고 거기에 보태어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마저도 느껴졌다.
어릴적 바다로 소풍을 가도 그저 들뜰 뿐 바다를 보았지만 보지못했던, 코끼리 바위를 보았지만 보지 못했던 아이는 고향을 떠나 직장생활 35년을 견뎠으며, 그 시간들 속에서 겹겹이 쌓인 상실, 후회, 기쁨과 만족등 삶의 희노애락은 지금 작가님 얼굴의 주름살이 되고, 말투가 되고, 마음의 씀씀이가 되었다.
코끼리바위가 이제야 보이는 것은 바위가 그 자리에서 견딘 시간들 속에 쌓인 모든 것들이 작가님이 그러하듯 지금의 바위의 형상, 바위와 파도가 내는 소리가 되었다.
이 작품은 작가님이 자신을 지키며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에 맞추어 살고 또한 시련을 회피하지 않고 묵묵히 살면서 성숙해져 가는모습들을 코키리 바위와 비교하며 잔잔히 들려주는 이야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