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이희진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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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를 처리한다면 음식물 처리기가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제목을 보고 떠올린 생각이다. 다행이라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에 표현된 ‘인간쓰레기’는 도덕적, 사상적으로 타락하거나 부패하여 쓰지 못할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되는 것을 뜻한다. 악독한 사람을 응징하거나 보복하는 내용으로 짐작했는데 예상과 달라 참신했다. 

플라스틱병(고통을 수반한 신체 플라스탁화)이 유행하는 동일한 배경의 네 가지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주인공이 같거나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배경을 두고 있어 마치 장편소설처럼 느껴졌다. 

어떤 이야기는 낭만적이고 어떤 이야기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유해 여부가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음식물이나 신체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현재에 걸맞은 소설이다. 
미세 플라스틱이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디에 어떻게 안 좋은지 모르는 것처럼…. 이 소설은 분명 비현실적인데 어딘가 현실적이다. 

상조회사, 감염 연구, 항체 보유자, 가정 내 불화(라고 쓰지만 일방적인 착취 및 고립), 박제, 플라스틱 재활용 센터, 살인 등 플라스틱병이라는 상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역 피그말리온>,<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속 대비되는 범죄와 사랑이 현실과 낭만을 극적으로 보여주어 흥미진진하다. 

네 편의 단편으로 끝내긴 너무 아쉽고 아까운 구상이다. 기회가 된다면 연속 기획물로 다시 활자를 통해 만나거나 영화로 제작되어도 괜찮겠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씨엘비북스 [인간쓰레기의 처리 방법]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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