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9 - 또 희한한 녀석이 왔습니다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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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묘인도 애견인도 폭풍 공감하는 마성의 고양이 만화 "콩고양이" 시리즈 9, 10권이다.

전작들을 보진 않았으나 독립된 에피소드로 9, 10권을 만나도 즐기는 데 큰 무리는 없다.

주인공 가족은 3대가 한 집에 살고 있으며,

고양이 암수 한 쌍 팥알과 콩알, 누렁이 시바견 두식이가 주요 배역이다.

이 외에도 아침을 일깨우는 닭 '마당이', 비둘기 부부와 참새,

비단잉어, 작은 연못에 사는 거북이 무리가 동물 대가족을 이룬다.

시리즈 9권의 부제는 '또 희한한 녀석이 왔습니다'다.

여기서 '희한한 녀석'이란 어느 날 갑자기 이 집으로 날라온

희귀하고 몸값이 제법 나간다는 큰유황앵무다.

'슴가왕, 슴가슴가' 이런 경박한 대사를

천연덕스럽게 읊조리는 앵무 '유황'은 자신의 의지로

다른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사네를 떠나지 않는다.

9권에선 새로운 식구 '유황'의 등장과 더불어

35세 안경남의 직장 동료로 '유황'에 꽂힌 아이코가

주요 인물로 비중을 부여받고 초식남과 핑크빛 분위기를 조성한다.

고양이 집사는 새로운 빵집을 개발하지만

훈남 주인이 유부남임을 알고 좌절하기도...

10권의 부제는 '팥알짱이랑 콩알짱이랑'이다.

<콩고양이> 시리즈는 제목처럼 고양이인 팥알과 콩알이 주인공이지만,

9권에서 첫 등장한 '유황'과 '아이코'가 새로운 식구라 해도

무방하리 만큼 자리를 잡아 두 고양이의 비중은 부제처럼 높진 않다.

오히려 10권에선 점잖은 '~말입니다' 대사를 느긋하게 치는,

육포를 가장 좋아하는 두식이의 실종이 가장 큰 사건이다.

추억이 쌓이는 만큼 안경남과 아이코의 연애 온도도

조금은 더 올라간다.

이 정도면 거의 그린 라이트를 기대해도 좋을 듯.

처음 접하는 <콩고양이> 시리즈는 다정다감했다.

어찌 보면 초등학생 저학년이 그린 그림처럼

결코 잘 그린 그림 같진 않지만

연필로 그린 드로잉은 아날로그의 기운을

물씬 풍기며 독자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집에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더라도

<콩고양이>의 고양이 한 쌍과 시바견과 함께라면

마치 집안 어딘가에 그들이 있는 듯한,

현대인의 얼어붙은 심장에 훈풍을 불어넣는

푸근한 갬성을 전달하는 따스한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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